[단독]교보생명, 팔았던 악사손보 재인수 검토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김지산 기자 2020.09.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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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사손보 CI/제공=악사손보악사손보 CI/제공=악사손보


교보생명이 2007년 매각한 악사(AXA)손해보험을 재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교보생명이 뛰어들면 매각 작업에도 활력이 붙을 전망이다.

16일 IB(투자은행)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오는 18일 악사손보의 예비입찰을 앞두고 IM(투자설명문)을 받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의 입찰 참여 여부는 13년 만에 이뤄진 재인수 검토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교보생명은 2001년부터 온라인 자동차보험 자회사인 교보자동차보험을 운영하다 2007년 프랑스 악사에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약 1000억원대였고, 현재 악사손보의 예상 거래가격은 약 1700억~1800억원대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신창재 회장과 FI(재무적투자자) 간 풋옵션(지분을 일정 가격에 되팔 권리) 행사가격을 놓고 중재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M&A(인수합병)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검토 차원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올해 초부터 자회사인 온라인 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손보사에 대한 사업추진 검토를 해왔다"며 "새로운 FI를 찾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많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악사와 교보자산운용을 합작사로 보유하고 있을 만큼 오랜 인연이 있다"며 "흥행을 돕기 위해 IM만 받아 본 것일 뿐 실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악사손보의 예비입찰은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회사들이 써낸 가격 등에 구속력이 없는 방식인데 가급적 많은 잠재 매수자가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쓰인다.


업계에서는 현재 악사손보 입찰에 참여할 후보로 신한금융그룹을 꼽는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M&A(인수합병) 등을 모색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인수할 만한 대형 매물이 없다. 대안으로 디지털 손보사를 직접 설립하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지만 신설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해 기존 보험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은 현재 비은행 계열사 중 손보사만 없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참여 가능성도 점치고 있지만 실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단독으로 디지털 손보사 인가신청을 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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