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에 '추캉스'?…"강원·제주는 벌써 만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9.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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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특급호텔 추캉스 상품 내놔…제주·강원은 일찌감치 '만실 행렬'에 거리두기 '무색'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가 하향조정되며 '올 스톱'됐던 소비·여가생활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카공족'이 카페를 다시 찾기 시작하고, 헬스장과 수영장 등 실내체육시설에서 땀을 흘리는 모습이 보이면서 최악의 가을을 나고 있는 서울 시내 특급호텔도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완화된 거리두기와 정부의 연휴 이동자제 요청에 따라 이른바 시내 '추캉스(추석+호캉스)'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다만 국내여행 자제 분위기 속에서도 일찌감치 '만실'을 기록한 제주·강원 지역 호텔·리조트와 견줄 만큼 기대하긴 어렵단 시각도 나온다.



2단계 완화에 호텔업계도 "휴~"
/사진=롯데호텔 홈페이지 캡처/사진=롯데호텔 홈페이지 캡처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자정을 기해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 지침을 2단계로 완화하면서 서울·인천 등 주요 시내 특급호텔들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언뜻 보기엔 0.5단계 차이에 불과하지만 영업활동을 위한 운신의 폭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국내 호캉스족을 잡기 위해 구성한 상품의 핵심이 합리적인 가격에 객실부터 조식·라운지·피트니스(체련장)·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모두 이용하는 풀패키지 혜택인데, 2.5단계 거리두기에선 관련 부대시설의 운영이 모두 제한돼 타격이 컸다.



실제 롯데호텔은 소공동 본점의 피트니스와 실내수영장, 사우나, 골프 연습장 등을 모두 휴장했고 신라호텔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역시 실내체육시설을 모두 닫았다. 다른 특급호텔들 모두 2.5단계 격상 이후 일제히 비슷한 조치에 돌입했다.

9월이 휴가철과 추석 사이에서 호캉스 수요가 높아지는 '늦캉스' 기간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0% 넘었던 시내 주요 호텔 9월 객실점유율(OCC)은 올해는 20% 안팎에 불과하다. 호텔업계에서도 확진자 감소로 거리두기 완화를 간절히 바랐던 이유다.

추캉스 노리지만…. "효과는 아직"
/사진=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사진=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이에 각 호텔들도 이날부터 피트니스 등 부대시설의 문을 열며 9월 말 추캉스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지난주부터 관련 패키지를 내놓고 예열에 들어간 상태다. L7 홍대와 강남, 명동은 이날 타임세일 프로모션을 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콘셉트는 가까운 특급호텔에서 즐기는 '홈캉스'다. 그랜드·비스타 워커힐은 '윷놀이 세트'를 제공하는 숙박 패키지를 내놨고, 롯데호텔 서울도 객실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는 '휴(休)·食(식)·락(樂) 패키지'를 출시했다. JW메리어트 서울도 24시간 동안 호텔에서 힐링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한식 전문 셰프가 만든 추석 전통음식으로 구성한 도시락을 제공하는 숙박 패키지를 내놨다.

방역당국은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추석 고향방문 자제령을 내리고, 여행이나 친지모임 대신 직계가족과 집에서 머물겠단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노려 가족끼리 프라이빗하게 즐기는 상품을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강도 높은 거리두기로 여행심리가 완전히 떨어졌을 뿐 아니라 최근 미리 예약을 하기보단 상황을 지켜보며 여행을 앞두고 예약하는 트렌드가 확산해 추석 연휴 직전에 예약수요가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강원도 이미 '만실' 행렬
9월16일(수)과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9월30일(수) 김포~제주노선 항공기 가격 비교(낮은 가격 순). 연휴 특수에 여행수요가 몰리며 9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사진=네이버 항공권 검색9월16일(수)과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9월30일(수) 김포~제주노선 항공기 가격 비교(낮은 가격 순). 연휴 특수에 여행수요가 몰리며 9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사진=네이버 항공권 검색
하지만 거리두기 완화로 이제서야 영업활동을 재개한 수도권 호텔업계와 달리 제주·강원 등 국내 유명 관광지 호텔·리조트는 이미 추석 연휴특수가 폭발하는 모양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였던 지난 5월 황금연휴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될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강원 대표 리조트인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추석연휴 예약이 일찌감치 '풀부킹'됐다. 켄싱턴호텔 설악, 대명 쏠비치 삼척 등도 마찬가지다. 제주 역시 롯데·신라 등은 물론 신화월드리조트와 주요 풀빌라 등의 예약수요가 급증, 연휴기간 만실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현재 글로벌OTA 아고다에 제주 지역 주요 리조트의 예약이 풀부킹돼 있는 모습. /사진=아고다14일 현재 글로벌OTA 아고다에 제주 지역 주요 리조트의 예약이 풀부킹돼 있는 모습. /사진=아고다
국내 항공권 가격 역시 추석에 가까워질수록 오름세다. 이달 초 평일 1~3만원선이던 김포~제주행 항공권은 연휴 첫날인 30일에는 1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지속된 코로나 사태와 거리두기에 따른 피로감으로 생긴 '코로나 블루(우울감)' 해소를 위해 여행을 계획하는 인파가 몰린다는 분석이다.

이에 방역당국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진다. 정세균 휴양지 예약이 몰리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고향 대신 휴양지로 사람들이 몰리면 방역 강화 취지가 무색해질 뿐 아니라 방역에 협조하는 대다수 국민에게도 피해가 간다"며 가급적 이동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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