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IPO 대박…최대 수혜자는 따로 있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9.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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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IPO 최대 수혜자로…韓 인터넷·게임업계 투자하며 영향력 키워

(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2020.9.10/뉴스1(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 2020.9.10/뉴스1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 수혜자는 따로 있습니다.”

정보기술(IT)·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최대 수혜자로 주저없이 중국 텐센트를 꼽는다. 텐센트는 10일 증권시장에 데뷔한 카카오게임즈의 3대 주주다. 자회사인 에이스빌을 통해 지분 5.63%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IPO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크래프톤의 지분도 13.2%를 들고 있다. 2대 주주다.

PC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초대형 잭팟을 터트린 크래프톤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투자업계에서 추정하는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각각 3조원과 20조원. 텐센트가 보유한 양사 지분 가치만 약 3조원에 육박했다. 텐센트가 카카오게임즈에 500억원, 크래프톤에 5000억원을 투자했으니, 투자 차익만 2조5000억원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오는 10월 상장 예정인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텐센트의 영향권에 있다. 텐센트는 빅히트 2대 주주인 넷마블 지분도 17.55%를 쥐고 있다. 텐센트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진행 중인 한국 IPO의 최대 승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IPO 대박…비대면 과실 텐센트 주머니로
텐센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부상중인 한국 비대면 산업의 수혜도 고스란히 받고 있다. 비대면 대장주 카카오와 넷마블의 3대 주주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6.49%를 보유중이다. 카카오 주가는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올해 3월부터 거침없이 날아올라 사상 처음으로 40만원을 찍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현재 33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톡 광고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보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조정을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달리 넷마블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연초대비 114%나 상승했다. 7일 장중 2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넷마블이 2분기 역대 최대 해외 매출을 올리기도 했지만, ‘BTS’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하며 빅히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시총도 11조원에서 15조8000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불었다. 텐센트는 2014년 넷마블에 533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17.55%를 취득했다. 텐센트의 투자 안목은 적중했다. 초기 투자액을 감안하면 5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IPO 대박…최대 수혜자는 따로 있다
韓 게임, 인터넷 업계의 실세…“입김 더욱 세질 것”
텐센트가 팔을 뻗은 곳은 이들 기업 뿐 아니다. 카카오뱅크(3.94%), 카카오페이지(6.75%) 주주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 역시 차세대 IPO 주자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외에 파티게임즈, 카본아이드 등도 텐센트 자금을 수혈했다.

텐센트는 2010년 초반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국 인터넷·게임업계 투자를 단행하며 이미 한국 IT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숨은 실세’가 됐다. 청소년 셧다운제(심야 게임접속금지) 등 규제 여파로 투자사들이 주저할 때 성장성 높은 기업들만 골라 지분을 취득, 장악해왔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는 아니다. 국내 산업의 명운을 건 여러 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게임업계에 직간접적으로 텐센트와 연결되지 않은 곳은 없을 정도”라며 “결과적으로 텐센트의 잇단 IPO 대박 행진이 한국 산업 내 텐센트의 입김이 더욱 세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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