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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제 피한 강남 아파트 경매…‘큰손’ 모여드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09.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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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오른쪽)과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6.17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오른쪽)과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시세 15억 원 초과 아파트가 이달부터 경매 시장에 속속 나온다. 일반매매와 달리 토지거래허가제 신고 대상이 아니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다. 현금 여윳돈이 있는 수요자들이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몰릴 전망이다.

7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중 서울 시내에서 경매 일정이 잡힌 시세 15억 초과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매물은 15건이며, 이 가운데 5건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한 물건이다.

6개월 전 감정가로 시세보다 수억 원 낮아…대출 금지돼 전액 현금만 가능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리미어’ 전용 213㎡은 경매 감정가 28억9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평형 매물이 35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6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은 감정가 31억원에 경매 매물로 나왔다. 지난 6월 같은 평형 매물은 31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인근 ‘청담 린드그로브’ 전용 233㎡은 감정가 43억6000만원에 경매 시장에 나왔다.

청담동 마크힐스, 삼호빌라 등 대형 고급빌라 2개도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나 선순위 전세권 등 권리 관계가 복잡한 탓에 이미 두 차례 유찰(응찰자가 없어 무효)된 매물이다. 이에 감정가격이 18~19억원대로 낮아졌지만 낙찰자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선 6·17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동·대치동·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가 경매 매물로 시장에 나오면 이전보다 응찰자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매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고, 실거래가 등록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은 향후 개발이익 기대감이 커져 거주 수요가 더 많아졌다”며 “앞으로 이들 지역에서 진행될 경매도 응찰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매를 진행하는 매물의 감정가는 지난해 말부터 연초 사이에 책정됐기 때문에 경매낙찰 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15억 초과 아파트 경매 참여자는 올해 1월 평균 4.3명에서 지난달 7.3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96%에서 103.7%로 상승했다.

다주택자·법인, 보유세 부담에 진입 어려워
다만 지난 12·16 대책으로 시세 15억 초과 주택은 경락잔금대출이 전면 금지돼 현금 여윳돈이 있는 수요자만 경매 참여가 가능할 전망이다. 세제 개편으로 다주택자와 법인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 이들보단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권에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자 위주로 경매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110㎡ (감정가 20억7000만원) 강남구 대치쌍용1차 전용 141㎡(감정가 21억9900만원)가 시세보다 3~4억 원 낮은 수준에 경매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기일 변경으로 실제 입찰로 이어지진 않았다.

시장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결과에 매매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낙찰가격이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으면 추가 가격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 낙찰되면 가격 약세 전망이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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