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27/뉴스1
그러나 업계에서는 '은행과 증권사의 차이를 간과한 권고'라는 불만이 나온다.
대신증권 (15,490원 ▼100 -0.64%)도 오는 10일부터 다이렉트 계좌 금리를 기존 10.5%에서 8.5%로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외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신용융자 금리 인하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선 배경으로는 당국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삼성·한국투자·미래에셋대우·대신·키움 등 5개 증권사 대표와 만난 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한다"며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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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증권사 28곳의 1~7일 신용융자 이자율은 평균 5.5%다. 이마저도 신용융자 기간이 3개월 이상 길어지면 8~11%에 이른다.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2.93%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2~3배 이상인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3월 16일 이후 신용공여 이자율을 내린 증권사는 전체 28개사 중 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자금 조달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은행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고객 예금 등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는 달리 증권사의 조달 경로는 제한적이다. 자기자본에서 융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국증권금융에서 조달한다.
증권금융은 보통 직전달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에 증권사 신용도에 따라 0.1~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인다. 이날 CD금리(91일)가 0.63%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조달금리는 1%대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여기에 가산금리를 붙여 고객에게 신용융자를 제공한다.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에 따르면 증권사는 조달 금리에 △유동성프리미엄 △신용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등 제반비용 △목표이익률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붙일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의 지적에는 왜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가 높은지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며 "은행은 예금을 싸게 수취해서 금리를 주는 데 비해 증권사는 조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융자 이용 고객은 현실적으로 사용 구간이 초단기(7~14일)인 투자자가 많다"며 "인하를 한다면 단기 구간 금리 인하 여지를 찾아보는 것이 맞지, 전체적으로 왜 은행보다 높냐고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종목별로 위험도가 다르고, 변동성이 큰 종목도 많다 보니 리스크가 훨씬 크다"며 "증권사가 '앉아서 돈 번다'라는 인식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용공여로 증권사의 자산이 늘어난 점은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회사 56곳의 자산 가운데 신용공여는 3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7조9000억원(35.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