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사자" 장외시장 몰려간 동학개미 '배그 신화' 점 찍었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9.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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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사자" 장외시장 몰려간 동학개미 '배그 신화' 점 찍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열풍 속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장외시장에서 '제2의 카카오게임즈' 찾기에 나섰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쏟아부어도 고작 수십주에 그치는 공모주 청약을 할 바에야 유망 종목을 IPO(기업공개) 이전에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74억769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28억5964만원) 대비 160% 가까이 늘었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이다.



이는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대치다. 역대로 봐도 지난해 11월(113억6000만원)과 12월(74억37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설 장외시장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비상장 주식 통합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올해 초 1만명대에 불과했다가 지난 7월에는 6만6000명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누적 가입자 수도 최근 16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거래 완료 건수는 2만건에 육박한다.

이같은 성장세는 주식 호황과 더불어 SK바이오팜 (83,400원 ▲100 +0.12%),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공모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상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장외시장에서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공모주의 경우 1억원을 넣어도 몇 주 못 받는 등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상장 전 미리 투자해 IPO 이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가 장외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상장뿐만 아니라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장외시장 거래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장외주식 기준가는 지난 1월 1~2만원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6~7만원을 호가 중이다.

배틀그라운드 대표 이미지. / 사진제공=블루홀배틀그라운드 대표 이미지. / 사진제공=블루홀
장외 투자자들은 이미 '제2의 카카오게임즈' 찾기에 나섰다. 최근 장외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종목은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알려진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613억원으로, 1년 만에 400% 넘게 급증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게임 업종 수혜도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아직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지는 않았으나, IPO(기업공개) 준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40만원대였던 크래프톤의 장외주식 기준가는 현재 110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2시 기준 장외 호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9조원에 이른다.

K-OTC시장에서는 오상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혈당측정기, 측정센서, 콜레스테롤측정기, 진단키트 등을 개발하는 의료기기 회사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진단 키트 판매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573억원, 순손실 42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매출은 1608억원, 영업익 1181억원에 달한다. 적자 기업이 6개월만에 지난해 매출 3배를 벌어들인 셈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달 1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르면 올해 연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진통제 치료제 바이오업체 비보존, 신약 개발 전문기업 아리바이오 등도 관심이 높다. 8월 한 달동안 K-OTC 시장에서 가장 거래대금이 많은 종목으로는 오상헬스케어(542억원)가 꼽혔고, 비보존(385억원), 아리바이오(16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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