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나타나는 '개미 방어군'…'또' 1조원 순매수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20.08.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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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 나타나는 '개미 방어군'…'또' 1조원 순매수


국내 증시가 3% 이상 급락했다. 2500선을 넘보던 코스피 지수는 2200선을 방어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에도 개미(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매수하고 상승장에서 차익실현 하는 '스마트 개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6.32p(3.66%) 떨어진 2274.22에 마감했다. 지난 6월 15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은 주식을 샀다.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41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167억원, 2837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종목별로도 낙폭이 컸던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날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KODEX 레버리지 △엔씨소프트 (171,200원 ▼1,300 -0.75%)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현대차 (249,500원 ▼500 -0.20%) 순이었다. 이날 해당 종목들은 최소 4%대에서 최고 7%대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올해 들어 개미들은 하락장에도 주식을 적극 매수하고 있다. 코스피 낙폭이 3%를 넘었을 때 개인의 선택은 어김없이 '사자'였다.

낙폭이 4%를 넘었던 지난 3월9일과 6월15일에도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그러다 증시가 오르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국내 증시가 장중 최고 2450선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전략이었던 셈이다.

개미들의 투자 의지는 전례 없는 증시 대기자금 규모에서도 알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고객 예탁금은 51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을 나타내는 신용융자잔고도 16조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해 증시전문가들은 '스마트 개미'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전보다는 거래대금 대비 개인 순매수 금액이 조금 줄어들었다"며 "개인 유동성 공급에 따른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지만 지수 부담을 느끼는 개인들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습효과 등을 감안하면 3, 4월 같은 극단적인 시장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하면 변동성 장세가 다음 주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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