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화의 비밀, 빅데이터로 추적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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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기반 암진화 연구센터 “정밀 암 타깃 추적연구 구현”

암은 유전병으로 몸속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고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결국엔 ‘악성’으로 진행되는 구조다. 특히 암은 유형이나 개인특성별로 이질성이 크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암연구는 발생·진단·치료·재발 등 개별 연구에 치우쳐 있다. 이에 암의 전주기 변화는 제대로 추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연구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집단·협력연구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석형 가톨릭의과대학 교수/사진=카톨릭의대이석형 가톨릭의과대학 교수/사진=카톨릭의대


이석형 가톨릭의과대학 교수가 이끄는 ‘빅데이터 기반 암 진화 연구센터(이하 암 진화 연구센터)’는 암의 전주기 추적 연구, 유전체·발현체·단백질 종합 분석, 자체·공공 빅데이터 구축 등을 선도하는 연구조직이다.



암 진화 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생명현상, 질병 기전 규명 등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MRC(Medical Research Center) 분야의 지원을 받았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 전립선 상피내종양의 유전자(DNA) 변이과정을 규명해 학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암 진화 연구센터는 어떤 곳인가.
▶현재 MRC 센터 중 가장 임상 친화적인 센터라고 자부한다. 대부분 센터가 기초 기전 연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우리는 ‘임상 연계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센터는 해외에서 만들어진 공공 유전체 빅데이터를 자체 데이터와 병행해 분석한다. 대상은 암의 '단친성 이염색체'다. 사람의 유전형질은 엄마와 아빠의 유전체가 반반씩 이루어지는게 정상인데 암의 유전체에는 한쪽 부모에게서만 기원한 유전자 혹은 염색체가 부분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공공데이터 20종의 호발 암(발생 빈도가 높은 암) 1만 개 사례와 우리 센터가 자체적으로 생산한 희귀암 500개 사례 정도를 합해 암을 추적 분석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암 유전체 데이터베이스(The Cancer Genome Atlas, TCGA) 등 해외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받기 위한 비상업용 고속 국가과학기술연구망을 2017년부터 연구센터에 연결했다. 또 6.0 페타바이트(1페타바이트는 1024테라바이트)의 서버를 2018년 확보했다. 이번 과제에는 핵심교수 1명(김태민 교수), 공동연구원 2명(이민호, 정승현 연구교수), 10명의 석·박사급 생물정보학 연구원이 참여한다.



-우리나라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유전체 연구의 선두 주자인 미국·영국 연구소와 비교해 본다면, 100개 중요 기술이 있다고 가정할 때 5개 정도는 대등한 분야다. 30개 정도는 선진국 수준을 1년 이내, 나머지 30개 정도는 2년 이내 추격할 수 있는 정도다. 다른 나머지는 기술력·인력·자금·제도 등이 미비해 구현 자체가 어렵거나 구현이 가능하더라도 시기적인 문제로 시도를 안 하는 분야로 볼 수 있다.

-센터의 궁극적인 목표와 비전은.
▶자체생산 데이터와 공공데이터를 통합한 빅데이터 연구를 중심으로 암의 전주기를 추적하는 전 시점 암 연구와 암세포·미세환경을 아우르는 정밀형 암 타깃 추적연구에 나설 것이다. 게놈의학, 병리학, 암, 생물정보학, 분자생물학 연구자들이 모여 바이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집단연구를 실시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다.

-중개연구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카톨릭의대는 이미 2013년부터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목적으로 관련 융복합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입학자 7명 중 박사취득자는 4명이며, 이들은 산부인과 조교수. 외과 조교수, 미생물학 연구강사로 근무 중이다. 미생물학과 산부인과 연구자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독립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융복합대학원 의사과학자를 센터 연구에도 참여시켜 교육과 연구가 효율적으로 연결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중개연구 의사과학자를 육성해 향후 해외진출 및 해외 교류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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