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작사도 인기 스타도 ‘500명 100만원 지원’ 위해 쇼 열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20.08.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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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대형 뮤지컬 제작사×30여명 인기 스타×세종문화회관의 갈라 공연 '쇼 머스트 고 온!', 29,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는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를 위해 국내 대형 뮤지컬 8개 대표사와 세종문화회관, 인기 배우 30여명이 의기투합해 29,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갈라 콘서트 '쇼 머스트 고 온!'을 연다. 10일 기자간담회에는 제작사 7개 대표와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윤홍선 에이콤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br>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는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를 위해 국내 대형 뮤지컬 8개 대표사와 세종문화회관, 인기 배우 30여명이 의기투합해 29,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갈라 콘서트 '쇼 머스트 고 온!'을 연다. 10일 기자간담회에는 제작사 7개 대표와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윤홍선 에이콤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김소향, 김소현, 김준수, 남경주, 리사, 박은태….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 인기 뮤지컬 배우들이 한꺼번에 출동한다. 자신의 뮤지컬도 하기 바쁜 일정인데도, ‘어떤 목적’의 무대에 의기투합했다.

참여 제작진의 면면을 보니, 더 놀랍다. 서로 경쟁 관계에 놓인 국내 대표 뮤지컬 8개 제작사 프로듀서(피엠씨프러덕션 송승환 대표,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 클립서비스 설도권 대표,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장우재 대표,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CJ ENM 예주열 공연사업본부장, 에이콤 윤홍선 대표)도 한데 뭉쳤다. 국내 대표적인 뮤지컬 프로듀서들이 한데 모인 것도 뮤지컬 협회 설립 이후 16년만이다.



뮤지컬계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이번 무대로 처음 연출된 것이다. 이들은 멈추지 않는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이로 인해 무너지는 공연계를 살리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하고 뮤지컬 8개 제작사가 뛰어들며 인기 뮤지컬 배우 30여명이 참여하는 뮤지컬 갈라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가 29,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대형제작사도 인기 스타도 ‘500명 100만원 지원’ 위해 쇼 열어
이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잠재적 실업 상태에 빠진 배우와 스태프의 생존을 위해 마련된 무대다. 기부금, 수익금, 후원금 등 5억원 기금 마련을 목표로, 도움이 필요한 뮤지컬인 500명에게 100만원씩 전달된다.

기부는 콘서트가 끝나는 30일까지 이어진다. 네이버 온라인 중계 후원하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내 후원 페이지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기금 마련에 동참할 수 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문화예술산업의 붕괴를 목도하고 있는 현실에서 안전을 전제로 공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그간 공연을 못 해 생존이 위협받는 배우와 스태프를 위해 기부 마련 콘서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승환 대표는 “20년간 계속한 ‘난타’도 6개월 전부터 문을 닫아 공연을 못 하고 있다”며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예정됐지만 (공연하지) 못했던 배우와 스태프에게 우선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향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아젠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기존 무대와 다른 색깔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박명성 대표는 “레이저 등 그간 써먹지 못했던 최신 기술에 노래보다 서사를 중시하는 이야기를 결합한 융복합형 무대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미래 세대 이야기를 통해 전보다 더 새로운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마련도 중요하지만, 기금을 배분하는 문제도 신중해야 한다. 기금은 우선 세종문화회관과 외부인사로 꾸려진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운영되며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원칙을 정해 생활고를 겪는 이들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김성규 사장은 “공정한 심사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뮤지컬 협회 이후 16년만에 한데 뭉친 뮤지컬 제작사 7개 대표. 이들은 오는 29,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배우와 스태프를 위한 갈라 콘서트 '쇼 머스트 고 온!'을 펼친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br>
뮤지컬 협회 이후 16년만에 한데 뭉친 뮤지컬 제작사 7개 대표. 이들은 오는 29,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배우와 스태프를 위한 갈라 콘서트 '쇼 머스트 고 온!'을 펼친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코로나19를 계기로 갈라 공연을 기획한 뮤지컬 제작사들은 앞으로 생존을 위해 어떤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지 서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올해 1월 이후로 뮤지컬 투자사들을 보기 힘들어졌다”며 “제작 환경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열정 페이’ 넘어 더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다 같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설도권 대표는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공연 산업계를 이끌어가기 위해 보험이나 부가세 같은 지원 문제에서 어떻게 배분이 이뤄져야 하는지 미래지향적 토의가 필요하다”며 “협업 강화를 위한 제언들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환 대표는 “코로나19가 극복돼도 공연계가 지금보다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해 방법을 강구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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