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규제 혁파 로드맵에 미소짓는 한컴·이스트소프트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08.11 05:00
글자크기
한글과컴퓨터 '말랑말랑 행복케어' 경기 용인점에서 한 노인이 VR(가상현실) 인지행동 치료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한글과컴퓨터 '말랑말랑 행복케어' 경기 용인점에서 한 노인이 VR(가상현실) 인지행동 치료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최근 정부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산업 활성화 정책을 내놓자 표정 관리에 나선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있다. 기존 규제의 틈 속에서 제한적으로 진행하던 VR·AR 활용 헬스케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 (24,050원 ▼950 -3.80%)(이하 '한컴') 계열사 한컴위드 (3,135원 ▼35 -1.10%)는 이달 중순 서울 도봉구·수원 팔달구·경기 용인·부산 해운대·제주 서귀포 등 5개 지역에 노인 돌보 헬스케어 데이센터 ‘말랑말랑 행복케어’를 연다.



한컴은 이곳을 한컴위드가 지난해 개발한 치매 예방 인지 훈련 VR 프로그램 활용 사업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VR이 가능한 웨어러블(착용) 기기를 사용해 노인들에게 집중력·기억력 훈련을 시키고 치매 초기 환자에게 일상생활훈련(ADL)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컴은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VR·AR 규제 혁신 로드맵이 실버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연료가 돼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당시 VR·AR을 활용한 인지 행동 치료용 소프트웨어 등을 ‘의료기기’ 품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컴위드의 VR 인지 훈련 프로그램은 지난해 말부터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에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 10여곳과 가천대 길병원 뇌과학센터, 연세대 재활학교 등에도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다만 현행법상 규제 때문에 VR 재활훈련 소프트웨어가 ‘비의료기기’로 분류돼 있어 치매안심센터에 도입되는 데 예산 확보 등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컴 관계자는 “현재 B2B(기업간 거래), B2G(기업-정부간 거래) 등의 사업 형태를 넘어 향후 개인용 VR 치매 예방 훈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스트소프트 자회사 딥아이가 운영하는 AR(증강현실) 활용 안경·선글라스 가상 피팅 서비스 '라운즈'(ROUNZ)의 오프라인 매장 풍경 /사진=이스트소프트이스트소프트 자회사 딥아이가 운영하는 AR(증강현실) 활용 안경·선글라스 가상 피팅 서비스 '라운즈'(ROUNZ)의 오프라인 매장 풍경 /사진=이스트소프트

압축 프로그램 ‘알집’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 (23,600원 ▲100 +0.43%) 역시 또 다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규 사업으로 AI(인공지능)·AR를 활용한 안경쇼핑몰 브랜드 ‘라운즈(ROUNZ)’를 운영 중이다. 라운즈는 AR 화면으로 안경·선글라스 가상 피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겸 온라인 쇼핑몰이다.

라운즈 앱에서는 VR로 개인마다 어울리는 디자인을 비교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안경이나 렌즈를 구입할 때에는 안경·선글라스의 테나 도수가 없는 미용렌즈(컬러렌즈)만 구매할 수 있다. 도수 있는 렌즈는 못 산다. AR을 통한 비대면 시력 진단 등은 현행 의료법상 허용 영역 바깥이기 때문이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향후 AR 규제가 풀리면 현재 오프라인에서 안경사들만 할 수 있는 도수 안경·렌즈 판매에까지 라운즈가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규제가 풀려 이들 VR·AR 헬스케어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로 분류되면 시장 생태계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