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새 2.3배 오른 네이버…'문어발 성장' 리스크는?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8.0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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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새 2.3배 오른 네이버…'문어발 성장' 리스크는?


네이버 주가의 고공 행진이 이어진다. 지난 3월 저점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기대 만큼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의 최대 무기인 '문어발 성장'이 중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독과점에 따른 규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AVER (181,500원 ▼1,200 -0.66%)는 연초 대비 지난 7일까지 72%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폭(7%)를 훌쩍 뛰어넘는다.



3월 저점(13만5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32% 넘게 올랐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함께 코로나19(COVID-19) 수혜를 입은 대표 언택트(비대면)주로 꼽히며 연일 52주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왔다.

네이버의 강세는 쇼핑·간편결제·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경계 없이 진출한 힘에서 비롯된다.



특히 네이버 쇼핑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국내 온라인 쇼핑 결제액은 20조9249억원에 달해 쿠팡(17조771억원),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올해 2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6조원을 돌파했다.

금융업 진출도 본격화됐다. 지난 6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선보인 비대면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네이버통장'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네이버페이와 네이버쇼핑의 이용 실적에 따라 수익률과 포인트 적립이 연동되는 방식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5개월새 2.3배 오른 네이버…'문어발 성장' 리스크는?
문제는 다양한 사업 진출이 호재는 물론 악재도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독과점 우려로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다. 특히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 통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금융권 진출을 선언하자 업계 반발이 거세진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빅테크의 금융업 수행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금융회사와 동일한 리스크를 유발하는 동일한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금융위원회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관련 규제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다음달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빅테크가 인터넷전문은행처럼 기존 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업을 한다면 규제 틀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면서도 "현 수준에서 (이들 업체의) 소액후불과 신용카드 개념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쇼핑 부문 규제는 더욱 빠르게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중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을 금지하고, 입점업체의 거래지위를 높이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올해까지 '온라인쇼핑몰 사업자의 불공정행위 심사지침'을 별도로 제정할 계획이다.

이황 고려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이 성격상 규모와 네트워크가 크기 때문에 독점기업화하는 속성이 있다"며 "필요한 규제의 시행은 당연하나, 국내 IT 기업 활성화 등을 고려하면 경계선을 어느 정도까지 그어야 하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26/뉴스1 / 사진제공=뉴스1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26/뉴스1 / 사진제공=뉴스1
덩치가 커진 데 따른 규제 부담도 있다. 지난 5월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산총액은 9조4911억원으로 아직 준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이지만 내년에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정될 경우 계열사간 상호출자, 신규순환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물론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기류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 7곳이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미래에셋대우는 목표가를 가장 높은 4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31만4000원)보다 37%가량 높다.

김창권·임희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나스닥 상장이 기대되는 웹툰과 아시아 쇼핑 플랫폼 가치 재평가가 예상된다"며 "광고 등 하반기 실적 동력이 구체화된 만큼 주가 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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