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도 밝아 연간 실적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 성과를 올릴 조짐이다. 업계에선 NB라텍스(Nitrile Butadiene Latex)와 페놀유도체 등 코로나 특수의 기반을 다진 박찬구 회장 리더십을 주목한다.
5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34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1% 감소한 금액이지만 증권가 컨센서스 1002억원을 23% 웃도는 실적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588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형제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악화로 부채가 급증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매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삼구-박찬구 형제 오너 회장의 엇갈린 행보도 주목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 부실회계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박찬구 회장 '선택과 집중' 통했다…NB라텍스·페놀유도체 수요↑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NB라텍스의 경우 박찬구 회장의 한발 빠른 대응이 빛을 발했다. NB라텍스는 위생용 장갑인 니트릴 장갑의 원료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 등 범용고무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좋은 라텍스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2016년 연 20만 톤 수준이던 NB라텍스 생산량은 지난해 연간 58만 톤을 생산했다. 오는 11월 6만 톤 규모의 NB라텍스 설비 추가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량은 연간 64만 톤까지 늘어난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0%에서 올해 35%으로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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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히는 페놀유도체 사업도 박찬구 회장의 선구안이 돋보였다는 진단이다. 페놀유도체에는 아세톤, BPA(비스페놀A), 에폭시 등이 포함되는데 손 세정제 수요가 급증하며 원료인 아세톤 수익성도 덩달아 좋아졌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은 페놀유도체 시황 약진이 예상되자 2018년 4월 페놀유도체 전문업체 금호피앤비화학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당초 금호피앤비화학은 신일본제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등이 각각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였다.
원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13.8%였지만 박 회장은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꾸준히 지분을 사들였다. 그 결과 금호석유화학의 2018년 영업이익 5546억원 중 2562억원을 금호피앤비화학으로 올렸다. 업계에선 올해도 금호피앤비화학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NB라텍스는 코로나19 이후 공장가동률 100%로도 손이 모자랄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올 연말까지 NB라텍스와 페놀유도체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