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매직' 2분기도 깜짝실적…"잘하는 것에서 답을 찾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8.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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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매직' 2분기도 깜짝실적…"잘하는 것에서 답을 찾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일회용 장갑과 손 소독제 수요가 급증하며 방역 관련 소재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망도 밝아 연간 실적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 성과를 올릴 조짐이다. 업계에선 NB라텍스(Nitrile Butadiene Latex)와 페놀유도체 등 코로나 특수의 기반을 다진 박찬구 회장 리더십을 주목한다.



금호석화 2분기 영업익 1234억원, 연간 영업익 '역대 최대' 기대
5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34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1% 감소한 금액이지만 증권가 컨센서스 1002억원을 23% 웃도는 실적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588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형제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악화로 부채가 급증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매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삼구-박찬구 형제 오너 회장의 엇갈린 행보도 주목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 부실회계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반면 박찬구 회장은 코로나 위기속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실적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 더 승승장구한 배경엔 박찬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있었다는 평가다. 신사업보단 잘 할 수 있는 기존 사업 중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박찬구 회장 '선택과 집중' 통했다…NB라텍스·페놀유도체 수요↑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NB라텍스의 경우 박찬구 회장의 한발 빠른 대응이 빛을 발했다. NB라텍스는 위생용 장갑인 니트릴 장갑의 원료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 등 범용고무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좋은 라텍스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2016년 연 20만 톤 수준이던 NB라텍스 생산량은 지난해 연간 58만 톤을 생산했다. 오는 11월 6만 톤 규모의 NB라텍스 설비 추가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량은 연간 64만 톤까지 늘어난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0%에서 올해 35%으로 더 높아졌다.


또 다른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히는 페놀유도체 사업도 박찬구 회장의 선구안이 돋보였다는 진단이다. 페놀유도체에는 아세톤, BPA(비스페놀A), 에폭시 등이 포함되는데 손 세정제 수요가 급증하며 원료인 아세톤 수익성도 덩달아 좋아졌기 때문이다.

박찬구 회장은 페놀유도체 시황 약진이 예상되자 2018년 4월 페놀유도체 전문업체 금호피앤비화학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당초 금호피앤비화학은 신일본제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등이 각각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였다.

원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13.8%였지만 박 회장은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꾸준히 지분을 사들였다. 그 결과 금호석유화학의 2018년 영업이익 5546억원 중 2562억원을 금호피앤비화학으로 올렸다. 업계에선 올해도 금호피앤비화학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NB라텍스는 코로나19 이후 공장가동률 100%로도 손이 모자랄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올 연말까지 NB라텍스와 페놀유도체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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