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사진=뉴스1
이 문장으로 시작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부동산 5분 발언'은 여론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윤 의원은 연설 중 '의회독재' '하명입법'처럼 날 선 단어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국민들과 같은 처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동산 법안의 내용상 문제점을 차분히 짚어냈다.
단 5분간의 연설로, 윤 의원은 '스타 초선의원'이 됐다.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유튜브 등을 통해 연설 장면이 퍼져나가며 시간이 지날 수록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 그만큼 심리적 압박도 상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의원이 얼마 전까지 2주택자였다며 공격에 나섰고,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그의 연설을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교수 출신으로 정치를 해본 적 없던 윤 의원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익숙치 않았다. 여기에 박범계,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윤 의원의 연설을 비판하고 나섰다. 충분히 반박에 나설 만한 상황이었지만 윤 의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어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시장이란 게 많은 이들이 얽혀있고, 임대인과 임차인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느 한쪽을 불리하게 하는 게 임차인을 위한 게 아니라고 한 거다. 그런데 '네가 임대인이니까 임대인 편드는 거 아니냐'하는 코멘트를 하니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프레임'에 말리지 않기 위해 닷새간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주말 동안 두고 봤다. 나도 매우 섬세한 사람이라 굉장히 상처 받긴 했지만, 두고 보길 잘한 것 같다"며 "그 안에서 자정이 일어나더라. 제 신상에 대한 이야기보다 (연설) 내용에 대한 이야기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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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 바꿔야…규제 완화해야"통합당은 이날도 '윤희숙 효과'를 이어가려고 했다. 윤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종부세법 반대토론자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마지막 조율 과정에서 빠졌다.
윤 의원은 "오늘도 민주당 의원들이 종부세를 내는 국민이 1%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국민 1%밖에 안 되는 사람한테 돈 걷으면 뭐가 문제냐는데 너무 무서웠다. 국민 1%도 기본권이 있는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까 싶었다"고 개탄했다.
윤 의원은 "재정학에서 중요한 과세 원칙은 담세 능력을 고려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거다. 이건 조세 정책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집값이 오른다고 소득이 오르는 게 아니지 않냐. 내 월급이 그대로인데 어떻게 세금을 더 내냐. 사실 이건 집 팔고 나가라는 이야기다. 이런 정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발표된 정부·여당의 주택 공급대책에도 일침을 가했다. 윤 의원은 "자꾸 몇만 호 몇만 호 하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되는 게 중요하다는 개념 자체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유형의 집이 들어설 방법은 현재로선 규제를 풀어주는 것 말고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에서도 이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정책에서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목표일 수는 없다. 그게 목표라면 부동산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이야기랑 똑같다"며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안정적으로 조금씩 올라가게 해, 아무도 패닉바잉을 하지 않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권 들어선 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수직 상승했다.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거라 기대하면서 반응했다. 즉 사람들의 그런 예측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전 정권 이야기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생애 첫 주택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원활하게 공급해줘야 한다. 강남 집값 잡겠다고 대출 규제를 자꾸 하면 대출을 안 받아도 되는 현금 부자들만 집을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