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오마바 연설 만든 AI, 치매 조기 예측까지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8.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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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천무경(사진) 박사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체정보(오믹스)데이터를 분석,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증가가 콜레스테롤 합성을 유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한국뇌연구원사진=한국뇌연구원


아밀로이드 베타는 치매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의 뇌 속에서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 등에 의해 제거된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막의 유동성을 조절하며 체내 항상성 유지를 위해 혈액 내 일정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체내에 병리적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질환이 유발된 마우스(실험쥐)의 대뇌피질 조직 데이터를 GAN(생성적 적대 연결망)이라는 AI로 분석했다. GAN은 생성자(Generator)와 구분자(Discriminator)간 경쟁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학습해 실제에 가까운 가짜를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가짜 연설 영상이나 얼굴 노화 예측에 활용되는 등 최신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GAN을 이용해 정상 마우스에서 치매 유전자 발현을 시뮬레이션하고 정상형에서 치매 단계로 진행될 때 유전자 발현의 변화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아밀로이드 베타가 증가하면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초기에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인간 사후 뇌조직에서도 관련성을 확인했다.



이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증가가 콜레스테롤 합성의 시그널 역할을 하며 두 과정이 상호작용하면서 시냅스 형성 및 시냅스 가소성에 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RNA(리보핵산) 전사체 분석에 AI를 융합하는 독특한 연구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연구자들에게 보다 체계화된 해석 및 실험을 위한 디자인을 제공하고, 의료 산업계에는 질병 초기에 일어나는 생체 내 변화를 예측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천 박사는 “GAN을 활용하면 질환으로 인한 유전자 발현의 차이 분석에서 더 나아가 현상의 원인을 찾아들어감으로써 분자기전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며 “이러한 방법론이 지속 확대되고 오믹스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샘플 획득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기존 뇌질환 및 노화 관련 분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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