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20%~30% 주가 급등, 외인·기관이 사들인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20.07.3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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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20%~30% 주가 급등, 외인·기관이 사들인다


현대·기아차가 달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 상황이 우호적인 데다가 전기차와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이달 들어 큰 폭 상승했다.

30일 기아차는 전 거래일 대비 1050원(2.65%) 오른 4만7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2500원(2.00%) 상승한 12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기아차와 현대차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27%, 31% 올랐다.



'돌아온 외국인'도 현대차와 기아차를 쇼핑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인은 현대차를 593억 원어치, 기아차는 470억 원어치 담았다. 이날 기아차의 경우 5거래일째 순매수세를 보이다가 장 후반 매도로 돌아섰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가하락을 일정 수준 방어하는 모양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올해 상반기 세계 10대 자동차 시장 판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자동차 시장은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판매 대수는 6.6% 증가한 94만8000대다.

절대적인 숫자는 중국(1025만7000대), 미국(662만7000대), 독일(150만1000대) 등보다 적지만 코로나19(COVID-19)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판매율이 성장했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제품 믹스 개선도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21조8590억 원, 영업이익은 52.3% 급감한 590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결과인데, 제네시스와 중·대형 세단 등을 중심으로 한 제품 믹스 개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 대비 기아차의 믹스 향상과 전기차 라인업 확대 열위에 대한 고민이 있기도 했다"며 "하지만 기아차도 4세대 카니발 사전예약 대수가 하루 만에 2만3000대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사업 확대에 따른 기대감도 유효하다. 지난 14일 정부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발표한데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2025년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며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구체적인 시장점유율 목표치를 밝힌 건 처음이었다.

한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피해 업종이라고 여겨질 때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전기차 시장에서의 미래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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