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③ '바람구름비' 고성희 "과거 걸그룹 데뷔 포기…내 선택 만족"

뉴스1 제공 2020.07.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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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성희/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배우 고성희/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고성희(30)에게 TV조선(TV CHOSUN)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의 의미는 특별하다. 6년 전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던 '야경꾼일지'는 그에게 사극의 매력과 막연한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이후 조금 더 발전하고 경험을 쌓은 후 다시 사극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후 만난 '바람과 구름과 비'였다.

고성희는 고민 끝에 만난 봉련 역할을 통해 냉혹한 권력쟁탈전과 갑갑한 시대상황 속에서 희생당하고 이용당하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천중(박시후 분)에 대한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는 모습을 표현했다. 쉽지 않았다. 긴 시간, 큰 숙제를 풀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고민이 많았다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6.32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필모그라피에 뿌듯한 한 줄을 더했다.



종영 후 만난 고성희는 마음 편히 맞을 줄 알았던 휴식기에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고 현장이 그립다며 웃었다. '바람과 구름과 비'를 보낸, 고성희와의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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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에 이어>




-상당히 감정을 많이 쓴 작품인데 후유증은 없었나.

▶안타깝게도 없다. (웃음) 후유증이라면 현장이 그리운 것? 되게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립다. 촬영 중에는 언제 끝나지? 끝나면 푹 쉬어야지 했는데 막상 끝나니까 그립다.쉬는 지금이 엄청 행복하진 않다.

-극에 명리학 등이 나오는데, 평소에 관심이 있었나. 사주나 점이라든지.


▶원래는 관심이 없었다. 운명은 개척한다는 주의이고, 팔랑귀가 될까봐 보지 않았다.그러다가 작년에 재미로 봤는데 생각보다 좋은 이야기가 나와서 더 좋았다. 사주가 내 성격과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하더라. 자수성가에 본인이 개척하는 삶이고, 결과적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더 잘 될 거라고 해주셨다. 다 비슷하게 나오는 건가? (웃음)

-실제로 본인 성격도 그러한가.

▶나도 내 삶을 개척하려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내가 31년 삶에서 했던 거의 모든 선택이 부모님보다는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졌던 지점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운명은 아닌 것 같다. (웃음) 의존하는 삶보다는 나 스스로 괴롭히고 치열하게 사는 걸 선택하는 성향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게 좋지만, 힘들 때도 있다. 늘 계속 해서 쉬지 않고 가야 하니까 힘든데 내게는 그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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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걸그룹 데뷔 기회가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도 본인의 선택인가.

▶어려서부터 나는 끌려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스스로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거다.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답이 필요한 편이다. 그 당시에도 내 나이또래 신인 배우들이 많이 없었다. 아이돌 붐이 일어난 시기여서, 신인 배우들이 맡을 역할에 가수들이 캐스팅이 되는 시기였다. 그래서 많은 기획사에서 그룹을 만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당시에 연기 준비하는 지망생들이 가수 연습을 받곤 했다. (가수로 데뷔했다면) 그 나름대로의 좋은 지름길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랬다면 또 다른 인생, 나름의 재미도 있었을 거다. 나도 무대에 서는 가수들 보면 퍼포먼스, 호응, 열광 등 배우들은 누릴 수 없는 것이니 다른 매력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시기에 오래 걸려도 정석대로 가자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그 선택을 만족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에 능통하다고. 외국 활동도 생각하고 있나.

▶일본어는 잘 하는 건 아니다. (해외 진출) 이야기는 나눈 적이 있다. 기회를 찾아보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꿈 중에 하나였으니까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외국어가) 내 장점이라면, 경험해보고 싶다. (미국에서) 태어나, 아주 어린 나이에 한국에 돌아왔다. 다시 중학교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 언어가 제일 빨리 느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제일 힘든 시기였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당시 경험이 내게 큰 장점이 됐지만, 정말 성격도 많이 변하고 힘들었던 시기다.

-향후 활동은 어떤 걸 해보고 싶나. 코미디나 예능 활동도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해보고 싶은데, 잘 해낼 수 있을까 겁도 난다. 좋은 시기에 하는게 맞는 거 같아서 좋은 기회를 선별해보고 있다. 코미디도 너무 해보고 싶은데 요즘에는 많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생각은 주어진 좋은 작품들 안에서 고성희라는 배우를 단단하게 각인 시키는게 목표다. 원래 쉬고 싶었는데, 휴식 3주 만에 근질근질해서 너무 대본이 보고 싶다. 아무래도 또 빨리 차기작을 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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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능을 선호하나.

▶'나혼자 산다'도 재미있게 본다. 확실히 관찰 예능, 토크쇼를 좋아한다. 게임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또 '선을 넘는 녀석들' 재미있게 봤다. 나는 뭐든지 거리를 두고 보려고 하는 편인데, 역사는 (과거이므로)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열심히 화내고 울면서. ('바람구름비'의) 마지막 봉련이의 모습이 나오는데 감독님, 소속사 대표님과 '이런 작품, 이런 캐릭터를 또 하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여장부 캐릭터에 더 끌리는 편인가.

▶그런 편이다. 시대가 많이 바뀌고 있고 좋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 성별을 떠나서 뭔가 개척하고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바람구름비'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서른 살 이후 첫 작품이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가장 두려움이 있던 사극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찾아뵙게됐다. 좋은 작품으로 묵직하고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었다. 나 스스로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자랑스러운 필모가 되지 않으까 싶다. 이 작품이 나에게 되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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