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HDC현산 '재실사' 요구에 내부 논의 거듭하며 장고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7.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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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전경 / 사진제공=산은산업은행 전경 / 사진제공=산은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꺼낸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카드' 수용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이날 HDC현산 측의 제안과 관련해 채권단 차원의 회의 진행 없이 각 은행 실무부서를 중심으로 내부 논의를 이어갔다.



채권단은 지난 27일 산업은행이 "M&A(인수합병) 절차에서 (재실사 요구) 수용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한 검토와 현산측 인수의지의 진정성 관련 저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짤막한 입장만 내놓았을 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채권단의 고민이 깊은 건 재실사 요구를 받아 들여도, 혹은 거부해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당장 재실사에 응할 경우 HDC현산은 계약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등을 문제 삼으며 계약해지의 책임을 채권단에 떠넘길 수 있다. 채권단이 HDC현산의 '인수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반대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HDC현산이 계약해지의 귀책사유가 금호산업과 채권단 측에 있다고 주장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채권단이 '계약이행을 전제로 한 재실사'를 역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심은 29일 국회에서 열리는 정무위원회로 모아진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아시아나 매각 진행 과정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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