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2분기 선방…충당금 늘렸는데 순이익도 늘었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0.07.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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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그룹 순이익/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NH농협금융그룹 순이익/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NH농협금융그룹이 2분기 '코로나 충당금'을 넉넉히 쌓았지만 순이익 방어에 성공했다. 수수료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순이익 규모에서 우리금융을 제쳤다.

농협금융은 2분기 571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 1분기와 비교해서는 68.8% 늘었다.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1분기 유가증권, 외환·파생쪽의 타격이 컸는데 2분기 들어서는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상반기 전체로는 91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를 감안해 미리미리 충당금을 쌓은 결과 지난해 같은기간보다는 8.7% 줄었다. 분담금 성격의 농업지원사원비를 고려하지 않은 순이익은 1조599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금융은 2분기 들어 24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1분기 828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려 잡았다. 코로나19 영향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상반기 누적 충당금은 32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2.7% 늘렸다. 이 중 코로나19 때문에 쌓은 금액은 1238억원 상당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이자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이자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이익이 늘어 실적을 방어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9201억원, 수수료이익은 7658억원이었다.

수익성 악화는 피하지 못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인하되면서 2분기 기준 NIM은 1분기보다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1.6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서는 10bp 떨어졌다. 다른 금융그룹의 사정도 비슷하다.

건전성 지표는 양호했다. NH농협은행의 연체율은 0.30%,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9%였다. 그룹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0.86%, 은행의 경우 124.41%였다.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이 숫자가 모두 100에 못미쳤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잠재 부실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체질을 개선하면서 내실 중심의 경영을 펴겠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을 비롯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일에도 전사적으로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엔 5대 금융그룹의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을 각각 앞선 결과다. 5대 금융그룹의 2분기 순이익은 △KB 9818억원 △신한 8731억원 △하나 6876억원 △농협 5716억원 △우리 1423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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