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절반 먹은 클라우드 시장…반격 나선 토종 클라우드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김수현 기자 2020.07.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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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절반 먹은 클라우드 시장…반격 나선 토종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외산 기업들이 사실상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네이버, KT 등 토종 기업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으로 금융·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영역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들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술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미니 데이터센터’ 빌려주는 네이버…“비대면 PC 업무 환경” 3세대 클라우드 내놓은 KT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이하 NBP)은 23일 간담회를 열고 개방형 클라우드와 사설 클라우드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를 선보였다. 이를 무기로 올해 연 매출 규모를 1조원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이다.



NBP가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뉴로클라우드 출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NBPNBP가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뉴로클라우드 출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NBP
NBP가 선보인 뉴로클라우드는 각 서버의 전산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자체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네이버가 제공 중인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NCP)을 신경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각 고객사의 데이터 서버를 하나의 리전(region 데이터센터 집합의 단위)으로 간주해 각 기업이 보유한 기밀 정보나 고객의 민감 정보 등은 기업 자체 클라우드 환경에서 활용하다가도 퍼블릭 클라우드가 필요한 업무는 공개 환경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BP는 뉴로클라우드 서비스가 금융권과 의료, 공공 등 보안 규제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이 어려운 분야 기업들에서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한화생명이 뉴로클라우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뉴로클라우드의 ‘스마트 서버 팜’도 외산 기업들과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았다. 서버 운영 공간이 여의치 않은 고객사에게 컨테이너 형태로 빌려주는 ‘미니 데이터 센터’다. 통째로 이를 설치해주고 원격으로 관리한다.


한상영 NBP 기획총괄 상무는 “뉴로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에 갖고 있던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고객사의 전산실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과거 네이버가 구글 검색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켰듯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1위를 하는 것”이라 각오를 밝혔다.

같은 날 KT도 서울 종로 S타워에서 ‘클라우드 DX(디지털전환) 전략’ 설명회를 갖고 차별화된 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현재 1000억원 규모인 클라우드 연 매출을 매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공공·금융 클라우드 분야의 1등 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한편 특화 DX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구축형 클라우드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3세대로 업그레이드한다. 1, 2세대와 달리 3세대 클라우드 서비스는 원격근무와 같은 비대면 환경을 위한 DaaS(Desktop as a Service),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하는 XaaS(Everything as a Service)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오는 9월에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IoT 등 KT의 혁신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플랫폼화한 ‘KT AI/DX 플랫폼(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KT 클라우드/DX사업단장 윤동식 전무는 “KT는 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 및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해 ‘디지털 뉴딜’의 한 축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동에 구축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인프라를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KT목동에 구축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인프라를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클라우드 시장 주목받는 이유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 건 코로나19 위기 이후 비대면 환경으로의 업무 전환 분위기와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국내 클라우드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 경제 3법 시행에 따라 이전까지 민감한 정보로 분류돼 이용에 제약이 있었던 금융,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디지털 뉴딜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행정·공공기관 클라우드 전환율을 올해 17%에서 2022년 50%로, 또 2025년까지는 10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중심으로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외산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민감 정보 활용과 서비스 확장성·AS 등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이버, KT 외에 NHN과 카카오 역시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NHN은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경남 김해에 5000억원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카카오 역시 올해 하반기 ‘아이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기업형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제어하는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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