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0원 이오플로우, 2500억 IPO..하나금투 베팅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7.21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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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매출 실적이 없는 의료기기 회사 이오플로우가 최대 25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성장성특례 IPO(기업공개)로, 상장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가 개인투자자 대상 6개월간 풋백옵션(환매청구권) 의무를 진다. 일각에선 최근 공모 시장의 뜨거운 분위기와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은 공격적 밸류에이션이란 지적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이오플로우는 오는 8월부터 기관 및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매출 0원 이오플로우, 2500억 IPO..하나금투 베팅 통할까


이오플로우는 2011년 설립된 의료기기 회사다. 주요 제품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사용하는 인슐린 패치다. 이 제품은 2019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판매 협력사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판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오플로우는 인슐린 주입을 담당하는 핵심 펌프 모듈부터 스마트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시스템, 웨어러블 인공췌장 시스템 등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오플로우의 인슐린 패치는 사용 가능 시간, 사용 편의성, 가격 경쟁력, 소프트웨어 기술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오플로우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1만8000~2만1000원으로, 밴드 기준 기업가치(스톡옵션+상환전환우선주 포함)는 2167억~2528억원이다.

이오플로우는 아직까지 매출이 없는 회사다. 2019년 매출액은 0원, 영업손실은 84억원, 순손실은 93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0원, 영업손실은 27억원, 순손실은 25억원이다.

이오플로우는 올해부터 인슐린 패치 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고, 올해 추정 매출액은 25억원, 영업손실은 130억원, 순손실은 128억원이다.


결국 이오플로우 인슐린 패치의 기술 경쟁력과 향후 글로벌 상업화 성과에 어느 정도 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공모 흥행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메디아나 등 의료기기 회사의 주가 흐름이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점과 바이오 투자 수요에 힘입은 헬스케어 업종 상승 추세는 이오플로우에 긍정적이다.

특히 SK바이오팜으로 촉발된 공모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최근 다양한 기업의 공모 흥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장외 주식시장에서 이오플로우 호가가 2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점도 변수다.

반면 매출 실적이 전혀 없는 의료기기 회사의 기업가치가 최대 2500억원을 넘는다는 점에서 최근 공모 시장 유동성을 등에 업은 공격적 밸류에이션이란 분석도 있다.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성장성특례 요건에 따라 공모주 청약을 받은 개인투자자에게 상장 뒤 6개월간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줘야 하는 풋백옵션 의무를 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 시장 분위기가 뜨거운 편이지만, 이오플로우의 밸류에이션은 공격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편"이라며 "인슐린 패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공모 성적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 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여러 FI(재무적투자자)의 상장 이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오플로우에 대한 시장 평가에 따라 향후 공모 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성장성특례 상장 기업이지만, 2곳의 전문기관으로부터 기술성평가를 받았는데, 둘 다 A등급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은 인정받았다"며 "주력 제품의 국내외 판매 계약을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으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등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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