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5000만원·한달 휴가…요즘 기업 '그들' 모시기 경쟁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7.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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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5년간 3.2만명 인력부족"…기업들 AI·빅데이터 등 개발자 쟁탈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비대면 산업에 대응할 신속한 체질 개선이 기업들의 공통된 경영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IT(정보기술)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이끌 고급 개발인력 모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거액의 입사 축하금에 전면 재택근무 등을 내걸며 고급 IT인재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NHN.NHN.


주중 8시간만 사무실 근무…3년 근속마다 1개월 휴가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 토스트는 개발자들의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먼저 주중 8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일하는 ‘오피스프리’ 제도를 도입했다. 출근시간을 오전 8시30분~10시 30분 사이 선택할 수 있는 ‘퍼플타임제’도 운용한다. 직원들이 출근 전 혹은 퇴근 후 여유시간을 육아나 자기계발에 활용토록 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3년 근속마다 1개월의 유급휴가를 기본으로 주고 5년 근속시 2개월, 10년 근속시 6개월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복지혜택도 제공한다.

입사하면 1회성 인센티브…5000만원 계좌로 쏩니다
한편에선 ‘업계 최고 수준 대우’를 전면에 내세운다.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차세대 전략동력 확보가 업계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면서 개발자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쿠팡의 경우 지난달 경력개발자 채용을 실시하면서 새로 합류한 직원에게 주는 1회성 인센티브인 ‘사이닝 보너스’로 5000만원을 내걸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경력 입사자에게 전 회사 연봉의 1.5배를 제안하고 추가로 전 회사 연봉에 준하는 금액을 입사 후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넥슨 자회사 네오플.
제주도 사무실, 서울 이전…'전세보증금' 무이자 대출
개발자들의 편의를 맞추기 위해 아예 사무실을 옮긴 게임업체도 있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은 지난 5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실을 제주에서 서울로 이전했다. 개발실 규모를 3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오플은 사무실 이전에 따라 서울로 근무지가 바뀌는 개발자 170여명에게는 파격적 혜택을 준다. 이를테면 네오플 자체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보증금 최대 4억원(미혼 2억원)을 지원하며 이사비용을 전액 지급한다. 또 별도 개원 예정인 어린이집 100% 수용과 함께 이전 지원금 500만원을 별도 지급한다.

이밖에 경력자 대신 신입채용으로 눈을 돌린 기업도 있다. 소프트웨어분야 등에서 기술 역량을 갖춘 대학생을 우선 선발한 후 일정 기간 코딩 등 전문 교육을 실시한 뒤 직접 채용하는 형태다. 배달앱(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테크코스’가 대표적이다. 10개월간 개발교육을 마친 수료생 절반 이상(23명)이 올해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무에 곧바로 투입 가능한 실력을 갖춘 개발자를 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개발자 구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AR·VR(증강·가상현실) 등 주요 IT분야에서 부족한 국내 개발자는 앞으로 5년간 3만2000명에 달한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력부족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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