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보너스 5000만원·기본 재택근무…코로나시국 귀한 직종은?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7.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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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구하기 혈안…비대면 문화 확산되며 IT 기술 수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개발자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개발자들을 독립법인으로 분리시켜 특혜를 주고,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무실을 이전하기도 한다. 경력자 인력 풀이 제한적이다 보니 신입직원을 채용해 개발자로 키우는 기업들도 있다.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개발자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위기다.

개발자 한곳에 모아 효율성 극대화…주 8시간 외 전면 재택근무
이달초 NHN은 기술전문 자회사 NHN 토스트를 설립했다. NHN의 IT 기술력을 한 곳에 응집시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NHN 토스트는 개발자 중심으로 꾸려졌다. 현재 전형 중인 경력 채용을 통해 입사하는 신규 직원을 포함하면 연말까지 약 2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NHN은 이들 개발자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에 없던 근무 환경과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오피스 프리’ 제도가 눈에 띈다. 오피스 프리는 주 8시간의 오피스 근무 외엔 전면 재택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조직별로 협업을 위해 필요한 근무시간 외엔 집에서 일하라는 의미다.

또 퍼플타임제를 통해 개인의 스케줄에 맞춰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복지도 파격적이다.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3년 근속마다 1개월의 유급 휴가가 기본으로 주어진다. 5년 근속 시에는 2개월, 10년 근속 시에는 6개월의 유급 휴가가 제공된다.
NHN.NHN.
개발자가 곧 기술 경쟁력…"합격만 해도 5000만원 드립니다"
최근 국내 IT기업들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신기술 분야의 인재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IT산업이 대표적 비대면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개발자 모시기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200여명의 신입 개발자를 채용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신입 개발자를 대거 모집할 예정이다. 예비 입사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현직 개발자들과 라이브 소통, 온라인 사옥 투어 등도 마련된다. 라인은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서버, 클라이언트, 웹 및 클라우드 관련 개발자를 모집했고, 카카오페이는 서버·안드로이드·IOS 등 총 7개 부문에서 80명의 경력직 개발자를 이달 채용한다.

IT기업들은 실력있는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너도 나도 '업계 최고 대우'를 내세운다. 쿠팡은 지난달 경력 개발자 채용을 시작하면서 합격자에게 사이닝 보너스 5000만원을 내걸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경력 입사자에게 전 회사 연봉의 1.5배를 제안하고, 추가로 전 회사 연봉에 준하는 금액을 입사 후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넥슨 자회사 네오플.
개발자 확보 위해 사무실 옮기고…직접 교육시켜 개발자로 채용하기도
개발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아예 사무실을 옮기는 게임업체도 있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은 지난 5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실을 제주에서 서울로 이전했다. 개발실의 규모를 3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무실 이전에 따라 서울로 근무지가 바뀌는 개발자 170여명에게는 파격적 혜택을 준다. 네오플 자체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보증금 최대 4억 원(미혼 2억 원)을 지원하며, 이사 비용을 전액 지급한다. 또 별도 개원 예정인 어린이집 100% 수용과 함께 이전 지원금 500만 원을 별도 지급한다.


원하는 수준의 개발자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대학생을 선발해 코딩 교육을 실시한 후 채용하는 곳도 있다. ‘인턴 후 정규직 채용’에서 한 단계 나아간 형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테크코스’가 대표적이다. 10개월간의 개발 교육을 마친 수료생 절반 이상(23명)이 올해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했다. 우아한테크코스를 통한 채용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업계는 국내 IT 기업들의 개발자 구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로 디지털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인력 부족 사태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실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증강(AR)·가상현실(VR) 등 주요 IT 분야에서 부족한 국내 개발자는 향후 5년간 3만2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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