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레이' 코로나 환자 회복기 대폭 줄여 '특효'(상보)

뉴스1 제공 2020.07.16 08:10
글자크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X레이 사진을 들여다보는 한 의료인 © AFP=뉴스1X레이 사진을 들여다보는 한 의료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강력한 빛으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후에 시작한 엑스선(X-ray) 실험이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를 대폭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틀랜타에 위치한 에모리 대학이 10명의 고령환자를 상대로 방사선 치료 실험 'REACKE 1-19'를 실시한 결과 환자들의 인공호흡기 의존이 줄었고 회복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전날 의학 논문 공개 사이트인 'medrxiv.org'에 게재된 논문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겠다고 자원한 43세~104세 사이 환자 10명의 가슴에 X선을 쪼이자 삽관율이 향상되고 폐 상태가 개선됐으며 임상 회복 기간이 평균 3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더 일반적인 치료법의 임상 회복기의 25%에 불과하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8세였고 모두 상태가 안좋아 치료전에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70%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엑스선을 쬐자 회복이 빨라진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대식세포(매크로파지)와 같은 일부 과활성 면역세포가 엑스선을 통해 냉각되며 환자들에게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코로나 환자들은 바이러스 자체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과잉 면역반응이 건강한 조직에 심각한 손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대조군은 20일이 걸린 입원 기간도 이 치료법은 12일로 단축시켰다. 자발적 호흡이 불가능할 때 사용하는 삽관에서 벗어난 비중은 엑스선 치료법을 받은 이들은 90%, 대조군은 60%였다.


하지만 실험 대상인 10명으로는 너무 표본이 작아 이 결과들이 통계적으로 크게 유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연구진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3단계 임상실험이 계획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가 시작된 것은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몸에 자외선이나 아주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실험해보자고 말한 하루 뒤인 4월24일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터무니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연구진은 타이밍이 맞았을 뿐 자신들의 실험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처럼 바이러스를 죽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치료법이"유효하고 저렴하며 전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한 코로나19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