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순 대전시의장, 4차 투표 끝에 가까스로 당선…갈등 봉합 급선무

뉴스1 제공 2020.07.1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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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둘로 갈라져 갈등…자칫 불신임 가능성도
상임위원 선임 일정 직권상정…또 불신 자초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이 부결되자 권중순 의원이 3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스1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이 부결되자 권중순 의원이 3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스1


(대전=뉴스1) 김경훈 기자 = 대전시의회 8대 후반기 의장에 우여곡절 끝에 선출된 권중순 의장에게 '의장이 될 때까지'라는 곱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등 시의회 안팎의 불신이 여전하다.

의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권 의장은 13일 치러진 의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유효 11표, 무효 11표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어진 2차 투표 끝에 유효 12표, 무효 10표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얻어 의장에 당선됐다.



무려 4차례에 걸친 표결 끝에 가까스로 당선됐기 때문에 '의장이 될 때까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역대 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권 의장은 지난 3일 치러진 의장 선거 1,2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의장 선출이 불발되자,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민주당 대전시당과 지역 일부 국회의원은 "당론은 유효하다"며 권 의장에게 힘을 실어줬고, 권 의장은 의원직 사퇴 선언 5일만에 번복한 후 다시 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당시 동료 의원들은 "당론은 지난 3일 의장 선거에서 2차례 부결, 의원직 사퇴에 이은 번복으로 이미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권 의장에게 의장 불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권 의장이 다시 출마하자 시의회 안팎에서는 '의장이 될 때까지'라는 말이 유행어로 퍼졌다. 의장 선거 2차례 부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출마한 것을 비꼬았던 것이다.


권 의장은 민주당 대전시당과 일부 지역 국회의원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에 힘입은 수혜자이기도 하다.

동료 의원들의 불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권 의장이 출마를 강행하자 의원들은 대항마로 이종호 의원을 의장 후보로 내세웠다.

이 때부터 민주당 대전시당과 일부 지역 국회의원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 본격화됐다.

시당에서는 권 의장이 아닌 다른 의원이 후보로 등록할 경우 '제명' 카드를, 일부 지역구 국회의원은 '공천 배제' 카드를 각각 꺼내들며 의원들을 압박했다.

결국 의장 후보로 등록한 이종호 의원이 마지못해 재선거 당일 후보 등록을 철회했고, 의원들도 징계를 우려해 소신 투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의원들의 불만은 의장단 선거 직후 상임위원 선임을 둘러싸고 폭발했다.

당초 회기 일정상 의장단 선거 직후 곧바로 각 4개 상임위원을 선임하기로 했으나 권 의장이 전체 의원들과 상의 없이 일부 의원들의 말만 믿고 '14일 의사일정 연기' 안건을 직권 상정해 불신을 샀다.

권 의장의 이날 매끄럽지 못한 의사진행이 불신을 더욱 악화시켰다. 의장 직권으로 '14일 의사일정 연기' 안건을 전자표결로 밀어부쳤고, 결국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후반기 의회 운영을 걱정하고 있다. 권 의장이 둘로 갈라져 있는 의원들간의 갈등을 봉합하지 않는 한 의회 운영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갈등을 봉합되지 않을 경우 의장 불신임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권 의장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팽배한 가운데 둘로 쪼개진 의원들간 갈등을 권 의장이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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