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광화문 분향소 종일 긴 줄…일부 비판에도 "국가 위해 헌신"

뉴스1 제공 2020.07.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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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행적' 논란에 일부 시민들 불편함 드러내기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가 조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 뉴스1 이상학 기자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가 조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 뉴스1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13일 종일 장맛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창군 원로 고(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광화문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하루 종일 붐볐다.



특히 이날 오전 분향소 앞에서 시작된 줄은 광화문역 연결통로 내리막길까지 이어졌으며, 오후 6시쯤까지 긴 줄이 유지될 정도로 추모객이 몰렸다.

특히 이날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대부분 고령의 조문객들은 긴 시간을 기다린 뒤 고인을 추모했다.



김용한씨(60대)는 "진정 나라를 지키신 분은 백 장군 같은 사람이다. 국가를 위해 한 몸 받쳐 희생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며 "비록 비가 많이 오지만 이런 분을 추모하지 않으면 누구를 추모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정모씨(62)는 "백 장군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서울까지 왔다"며 "백 장군은 6.25 전쟁의 영웅이다. 이런 분이 없었다면 지금 이 나라는 공산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 줄 끝에 서 있던 김모씨(49)도 "애도 열기가 뜨거워 다행스럽다"며 "고 박원순 시장의 분향소보다 여기가 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백 장군이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는 탓에 분향소 설치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간도특설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 괴뢰국이었던 만주국 육군 소속 군사조직으로, 만주에서 활동하는 항일조직을 토벌하는 활동을 했다.

이에 백 장군을 둘러싼 '친일'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으며, 2009년 정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 행위자'로 지목했다.

분향소 건너편에서 만난 김모씨(31)는 "친일파를 왜 추모하는지 모르겠다. 태극기를 흔들고 하는데 정작 친일행적이 있다"며 "광복군과 맞서 싸운 사람을 마치 영웅인 것처럼 추대하고 있다. 이런 일을 계기로 친일파 척결이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분향소 근처에서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던 한 시민도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서 있는지 모르겠다"며 "친일행적을 알고도 오는 것이라면 정말 기가 막힐 일"이라고 불편해했다.

이날 백 장군의 빈소에도 군 관계들과 정치권·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의장과 함께 백 장군의 빈소를 찾은 것을 비롯해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김도균 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도 조문에 동참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 보수 진영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으며,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 뒤편에 조화들이 놓여있는 모습. © 뉴스1 이상학 기자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 뒤편에 조화들이 놓여있는 모습. © 뉴스1 이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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