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웹소설' 시장…네이버·카카오 시장 선점 경쟁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0.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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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웹소설' 시장…네이버·카카오 시장 선점 경쟁


# “이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재혼 승인을 요구합니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되며 누적다운로드 수 7000만회, 누적 매출액 50억원을 기록한 인기 웹소설 ‘재혼황후’의 한 장면이다. 재혼황후는 바람난 황제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이혼 후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옆나라 황제와 재혼하는 황후의 이야기다. 네이버 시리즈 광고 모델인 수애 웹소설로도 유명하다. 재혼황후 IP로 제작된 웹툰은 해외로도 진출했다. 또 드라마 제작도 확정됐다.

#카카오페이지의 레전드 웹소설 ‘템빨’은 현실에서나 게임 속에서나 불운한 주인공이 세계 최고의 가상현실 게임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물이다. 웹소설 출시 후 누적 매출액 100억 이상, 누적 구독수 238만 건을 달성하며 웹소설 흥행사를 다시 썼다. 지난 4월 웹툰으로 각색됐고 오는 9월 일본에 수출된다.





웹툰에 이어 웹소설 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림·영상이 아닌 텍스트 중심의 장르지만 스토리 전개에 따라 구독자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소설의 강점을 계승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편집방식도 인기가 높은 이유다. 웹소설은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른 콘텐츠의 원석이 되기도 한다.



꿈틀대는 '웹소설' 시장…네이버·카카오 시장 선점 경쟁
커지는 '웹소설' 시장, 대중화 눈앞…네이버·카카오도 선점 경쟁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웹툰 시장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성장 속도는 더 빠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소설 매출은 100억원대에 불과했다. 이후 2018년 4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5년 새 40배 이상 성장했다. 초기 다소 자극적이고 정돈되지 않는 문체 등으로 특정 소비층에서만 향유되던 한계를 벗어나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는 웹툰과 웹소설을 카카오페이지에서 함께 유통하면서 웹소설 시장에서도 강자로 부상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은 웹툰 뿐 아니라 웹소설을 수익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도 꾸준히 웹소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부터 웹소설을 서비스를 시작해 2018년에는 네이버북스를 네이버시리즈로 개편한 후 웹소설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플랫폼 구축과 함께 작가 영입 및 마케팅에 있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상금 8억원 상당의 웹소설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또 네이버 챌린지리그를 통해 데뷔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북과는 또 다른 매력”…모바일에 최적화· 원천 IP 재생산 효과↑
웹소설은 책 한권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전자책이나 e북과 다르다. 웹소설 1편당 분량은 작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20~30페이지 안팎.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스마트폰 화면에 맞춘 문단 구성으로 이동 중에도 불편없이 읽을 수 있다. 가격도 한편당 1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소설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웹소설은 원천 IP로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짧은 웹소설을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른 콘텐츠로 재가공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아예 CIC(사내 독립 기업) 노블코믹스 컴퍼니를 두고 원작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해 서비스 하고 있다. 검증된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선보이며 IP(지식재산권)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취지에서다. 노블코믹스의 대표 작품으로는 ‘사내 맞선’, ‘나 혼자만 레벨업’, ‘황제의 외동딸’ 등이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드라마로 ‘달빛조각사’는 게임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는 노블코믹스를 통해 웹소설을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OST 등 다양한 2차 창작물로 진화 시키며 ‘메가히트 IP’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시리즈의 인기 웹소설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 독점 연재 시작과 동시에 관련 웹툰을 선보였다. 네이버에 따르면 전지적 독자 시점은 웹툰 런칭 후 한달만에 웹소설 매출만으로 16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웹소설 ‘그대곁에 잠들다’를 오디오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창작자와 소비층이 유입되면서 웹소설의 대중화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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