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사망·28명 부상' 고흥 병원 화재 왜 피해 컸나

뉴스1 제공 2020.07.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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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간 1층서 발생한 불…거동 힘든 고령환자 많아
스프링클러 없어 피해 키워

10일 오전 3시42분쯤 전남 고흥군 고흥읍에 위치한 종합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입원환자인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시커멓게 타버린 병원 응급실 입구 통로.2020.7.10 /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10일 오전 3시42분쯤 전남 고흥군 고흥읍에 위치한 종합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입원환자인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시커멓게 타버린 병원 응급실 입구 통로.2020.7.10 /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고흥=뉴스1) 지정운 기자,허단비 기자 = 전남 고흥 윤호21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을 입는 등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42분쯤 고흥군 고흥읍에 위치한 종합병원인 윤호21병원에서 불이 나 입원환자인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을 입었다.



30명의 사상자 가운데 상당수는 70대의 고령으로 해당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이었다. 사상자 가운데는 9명의 중증 환자도 포함됐다. 화재 직후 부상자를 포함해 56명의 환자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소방당국과 경찰이 현장 조사로 확인한 것을 종합하면 고령환자가 많은데다 화재가 새벽시간 1층에서 발생하면서 피해가 컸다. 스프링클러 등 화재진압 장치가 없었던 점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기적 요인에 의한 불로 방화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관계자 진술을 보면 1층 정형외과와 내과 사이에서 가장 먼저 불길이 치솟았고 이후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 위로 불이 확산됐다.

특히 1층에는 의료용품 등 가연성 물질 등이 많아 짙은 연기가 발생하면서 대피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1층에서 불이 나면서 불길과 연기가 위로 치솟아 대피할 곳이 없는 환자들이 창문을 깨고 매달려 있거나 옥상으로 급히 대피했다.

사망한 70대 여성 환자 2명이 2층과 3층 계단에서 각각 발견되면서 경찰은 이들이 자력으로 대피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있다.

피해를 키운 이유는 또 있었다. 2004년 설립된 이 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탓에 스프링클러는 단 한 대도 없었다.

다만 지난 2018년 관련법 개정으로 의무 설치 의료시설로 소급 적용됐지만 오는 2022년 8월까지 유예기간이 있어 아직 설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비상벨과 안내 방송 여부는 합동 감식을 통해 실제 병원 측이 대피를 위한 조치를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병원 내부에 있던 소화기 54대도 노후화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당시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의료진과 병원에 머물던 보호자들이 환자들의 대피를 도왔으며 창문을 깨뜨리거나 고층으로 대피해 소방차와 이사업체 사다리차로 구조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이날 오후 2시쯤 병원 내 비상벨 작동과 안내방송 여부, 화재원인과 발화 지점 등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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