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구·인테리어 업체 대장주인 한샘 (55,500원 ▲1,300 +2.40%) 주가는 전일 대비 1만6400원(17.34%) 급등한 1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 11만6500원으로 52주 신고가기록을 썼고, 종가 기준으로는 2018년 6월19일 이후 약 2년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발표 전부터 한샘이 코로나19의 수혜로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득 증가 효과도 일부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한샘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다른 가구·인테리어 업체들 역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동반 상승 중이다. 이날 한샘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거나 근접했다.
현대리바트 (7,920원 ▼130 -1.61%) 주가는 전일 대비 2500원(13.26%) 오른 2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최고 2만2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보디자인 (16,990원 ▼10 -0.06%)은 장중 최고 1만7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대림B&Co (3,535원 ▲10 +0.28%)도 장중 고가 52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넘어섰다. 벽산 (2,060원 ▲5 +0.24%), 에넥스 (545원 ▲12 +2.25%), 이건홀딩스 (3,110원 ▼5 -0.16%), 케이씨씨글라스 (40,250원 ▲50 +0.12%) 등은 이날 주가가 7~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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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효과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기대 요소는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이다.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규제 강화로 재건축·재개발이 어려워지면서 그 대안으로 노후주택 리모델링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28조원 규모였던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은 올해 38조원, 내년에는 4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6·17 주택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늦춰짐과 동시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됨으로써 노후화된 주택을 개조하려는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가구·인테리어 관련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쟁 심화로 인한 시장 개편 효과도 긍정적 요소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그동안 가구·인테리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았던 소규모 비브랜드 업체들의 영업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 중이다. 온라인 시장 성장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소규모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고 가성비를 기반으로 한 국내 대형, 글로벌 가구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체제가 심화하면서 자본력과 브랜드력이 약한 비브랜드 가구 업체들의 감소가 이어졌을 것"이라며 "시장 재편에 따른 주요 건자재 업체들이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