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코로나 부양책에 은행들이 신난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7.0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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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로 미 대형은행들 수수료만 최대 29조원…보유 예금액도 급증

JP모건체이스. /사진=AFPJP모건체이스. /사진=AFP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각종 부양책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의 대형은행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대 에드윈 후 교수 등 전문가를 인용, 미국 대형은행들이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 시행 과정에서 143억달러(약 17조원)에서 최대 246억달러(약 29조4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PPP 대출은 미 의회가 3월 통과시킨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기 부양 패키지의 한 축이다. 직원 500명 이하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지키고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무담보 대출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규모만 약 6600억 달러(약 787조 원)다. 일정 기간 직원 고용을 유지하고 인건비 목적으로 지출하면 대출 상환을 면제해준다.

특히 미 양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PPP대출을 가장 많이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은 지금까지 290억달러(약 34조6000억원)의 PPP대출을 집행했으며 BoA는 250억달러(약 30조원)를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8억~13억8000만달러, BoA는 7억7000만~12억1000만달러의 수수료 수익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PPP대출은 금액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다. 대출금액 기준으로 35만달러까지는 5%, 35만달러에서 20만달러는 3%, 2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는 1%의 수수료가 매겨진다.

은행들은 대출 인프라 구축 비용과 수천명의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수료 수익으로 인한 실제 순익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JP모건과 BoA,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은 수수료 수익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BoA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수수료의 순익을 중소기업과 지역사회 및 우리가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PPP 대출 수수료·이자 수익에 보유예금액도 급증
하지만 미 대형은행들이 수혜를 입은 건 수수료 수익에서 뿐이 아니다. 수수료 수익 외에도 은행들은 감면되지 않은 PPP 대출액에서 1%의 추가 이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출 상환 만기는 2년 또는 5년이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들의 저축액도 급증하면서 은행이 보유한 전체 예금 규모도 늘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상업은행이 보유한 전체 예금 규모는 지난달 10일 기준 15조 4708억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랐던 4월 한달간 8650억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년 내내 미국인이 저축한 금액보다 많은 것이다.

JP모건은 올해 1분기 예금 규모가 지난해 4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시티그룹과 BoA도 각각 11%,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미 주요 은행들이 정부의 각종 자금 지원 부양책의 루트가 되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미 주요 기업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신용한도액을 수백억달러 늘리면서 계좌보유액이 늘었고 개인들도 재난특별지원금 1200달러와 실업급여를 은행계좌를 통해 받으면서 가계 저축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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