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도 불안불안…트럼프, 인종주의 전략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7.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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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재선 및 상원 과반획득 실패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세를 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인종주의 이슈에 집착하고 있다. 백인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일부 공화당원들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행보를 우려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문화적 분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재선 운동의 핵심 테마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서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 유일의 풀타임 흑인 선수 부바 윌리스를 비난했다. 윌리스는 최근 자신의 차고에서 올가미가 발견되자 인종차별에 따른 혐오범죄임을 주장했으나, FBI 수사 결과 올가미 형태로 묶인 밧줄은 차고 문을 내리는 용도로 작년부터 달려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가미는 1900년대 초반 백인우월주의 집단이 흑인을 처형할 때 사용한 도구로 인종차별주의의 상징물이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월리스의 혐오범죄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그의 편에서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하려 했던 모든 위대한 나스카 드라이버와 관리에게 사과했느냐"라고 월리스를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스카가 흑인 노예제 유지를 옹호했던 미 남부연합군 깃발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나스카의) 깃발 결정이 역대 가장 낮은 시청률을 초래했다"며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일부 공화당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화당 선거운동 전략가인 스콧 리드 미 상공회의소 정치부장은 "백악관은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같은 '대통령답지 않은 산만함'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주리 주의 공화당 전략가인 존 핸콕 역시 "선거에서 이기고 싶다면 더 넓은 지지의 단면을 가져야 한다"며 "미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히스패닉 인구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2016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인종주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여론이 전환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퓨 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7%가 'BLM(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강하게 혹은 다소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틈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6일 트위터에 '트럼프 저격 광고'를 냈다. 그는 "나는 공포와 분열을 일으키거나 증오의 불길에 부채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인종주의적 상처를 치유하고, 이를 정치적 이득을 위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 전략이 상원의원 선거에도 악영향을 초래해 상원 과반의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는 11월3일에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상원의원 33명(전체 의석수 대비 3분의 1)에 대한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공화당의 한 선거캠프 보좌관은 WSJ에 "지금은 암울한 시기"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되돌릴 수 있다. 남부연합 깃발에 대한 트윗을 중단하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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