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SK이노베이션 진천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양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배터리 회동'을 보는 재계 시선이 현대기아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도입한다. 배터리 업체들로서도 새 국면이 열리는 셈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된 '하이차저'(Hi-Charger). /사진제공=현대차
현대·기아차는 7일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 회동을 기점으로 SK이노베이션의 E-GMP 1차 물량 수주를 공식화했다. 그간엔 수주 사실이 전해져 왔지만 공식 확인은 없었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주)LG대표)과 회동 시점엔 LG화학의 2차물량 수주를 공식화했다.
그간 LG화학이 현대차에, SK이노베이션이 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그런데 E-GMP 수주로 SK이노베이션이 내년(1차) 제조분 현대기아차 물량의 거의 대부분을 공급하게 됐다. LG화학으로서는 2022년(2차) 제조분 물량을 수주하는데 초집중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업계는 각기 수주 금액이 조단위를 가볍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연히 3차 물량의 향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양사가 다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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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는 E-GMP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정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하면서 협력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용 배터리→자동차용 반도체→전장'으로 이어지는 협력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합종연횡, JV경쟁 불붙나
(서울=뉴스1)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대표가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은 미래 배터리 관심 사안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 제공) 2020.6.22/뉴스1
완성차 메이커와의 JV설립은 그래서 매력적인 카드다. 폭스바겐과 테슬라가 각각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에 대한 구애에 성공한 것도 JV설립을 전제했기에 가능했다.
게다가 현대·기아차는 순수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물론 PAV(개인비행체) 사업까지 계획 중이다. 모두 배터리가 수소연료전지와 함께 주요 동력원이 될 수밖에 없다. 배터리 제조사들로서는 현대·기아차와 JV를 설립할 수 있다면 재정부담을 덜고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원래 E-GMP 배터리 물량에는 1,2,3차 개념도 없었는데, 배터리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히 그런 구분이 생겼다"며 "배터리가 일시적 공급자 중심 시장이 돼 있지만 발주와 JV 면에서 우위를 점한 현대·기아차로서는 3사의 경쟁이 싫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