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 제친 기술력'…LG전자 '가전 명품'이 2분기 실적 이끌었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7.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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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 영업이익 4931억원·매출 12조8340억원…생활가전 영업이익 5000억원 웃돌듯

'월풀 제친 기술력'…LG전자 '가전 명품'이 2분기 실적 이끌었다


LG전자 (92,900원 ▲100 +0.11%)가 2분기 코로나19(COVID-19) 사태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프리미엄 및 신가전이 선방하며 이익 감소를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보릿고개' 2분기 실적 하락…우려보단 양호
7일 LG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감소한 4931억원, 매출은 17.9% 감소한 12조834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분기(1조904억원)와 비교하면 54.8%로 큰 폭 감소했다.

그러나 하락폭은 크지만 당초 우려보다 양호한 성적표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2분기 LG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4058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하며 공장 셧다운(일시 휴업)과 유통점 폐쇄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0억원대로 주저 앉았다. 그나마 5~6월 소비심리가 서서히 회복되며 매출이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이런 힘든 여건 속에서도 올 상반기 1조5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로써 LG전자는 4년 연속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생활가전이 호실적 이끌어…월풀 제친 저력
'월풀 제친 기술력'…LG전자 '가전 명품'이 2분기 실적 이끌었다
LG전자의 호실적 중심엔 '가전명가'라는 자부심이 있다. 한국이 코로나 사태에서 비교적 일찍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내수 비중이 높은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유난히 빛을 발했다.

위생·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신가전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데다 국내 시장에서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 돌풍을 일으켰다. 2분기 생활가전 영업이익은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는 2분기에도 전통의 가전 강자인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지킬 것이 확실시 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2분기 매출액에서 월풀을 능가했고, 올해 1분기에도 월풀 추월을 이어갔다. 이미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017년부터 월풀은 상대가 안됐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3.9%를 기록했다. 2분기도 두자릿수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LG 생활가전 사업의 북미 비중은 2018~2019년만 해도 24% 수준이었지만 월풀은 2018년 54%, 2019년 56%로 그 비중이 2배"라며 "LG전자는 2분기 북미시장 위축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적자 감소 추정…자동차 부품 사업은 위축

TV사업은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취소되며 전반적인 시장 수요가 위축됐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효자 역할을 했다. 기술력이 뛰어난 이들 제품은 LG전자 매출 감소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은 2분기에도 흑자 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신제품 벨벳 출시로 전 분기보다 매출이 늘고,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은 물론 전 분기대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은 비대면 회의, 온라인 개학 등의 영향으로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정보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며 2분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다만 VS(자동차부품) 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가동 중단으로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박하며 가전과 TV에서 시장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9383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가 일으킨 파장을 감안할 때 선방한 실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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