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에 발목잡혀 마이너스 수익…'소장펀드', 자금이탈 올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7.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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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절세 혜택과 목돈 마련 수단으로 관심을 끌었던 '소득공제 장기투자 펀드'(이하 소장펀드)가 부진한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다. 2014년 설정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가치주 중심의 투자 전략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12월 31일부터 소장펀드 환매 제한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 자금 이탈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적금보다도 못한 소장펀드…마이너스(-) 수익률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5개 소장펀드의 5년 수익률(6일 기준)은 -3.13%다. 같은 기간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은 2.64%,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은 19.01%다. 당초 서민 목돈이 목적인 소장펀드의 기획 취지가 무색한 숫자다.

소장펀드는 서민을 위해 2014년 기획된 특수 목적 펀드다. 가입 당시 직전 연 소득이 5000만원 이하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가입 기간 또한 2014년 3월 17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로 제한했다.



소장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소득공제다. 4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간 최대 납입액(600만원)을 감안하면 240만원까지 가능하다.

소장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는 투자전략 때문이다. 최소 5년 이상 환매 제한이 걸려있다보니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한 가치주가 주로 담겼다. 문제는 2014년 이후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가치주의 주가 흐름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S-T'(-7.64%), '신영고배당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주식)S-T형'(-4.37%) 등 대표 소장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가치주 대부분 전통산업에 몰려있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며 "코로나19(COVID-19) 회복 국면에서 이런 흐름은 더욱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가치주에 발목잡혀 마이너스 수익…'소장펀드', 자금이탈 올까
환매 제한 풀렸다...소장펀드 자금이탈 이어질까
환매 제한이 완전히 풀리는 올해 12월 31일 이후 소장펀드 자금이탈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소장펀드는 장기투자를 목표로 한 펀드인 만큼 환매 제한이 걸려있다.

펀드 가입 이후 5년 이내 환매하게 되면 그동안 받았던 소득공제 혜택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예를 들어 2015년 8월 소장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7월 현 시점에 환매하면 그동안 환급 받았던 158만4000원(연 39만6000원)을 해지추징세액을 내야한다.

펀드 가입 이후 5년이 지나면 환매 제한은 사라진다. 그동안 환매 제한 탓에 수익률과 상관없이 매년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도 연 환급액과 수익률을 비교해 고를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득공제는 최장 2025년까지 가능하지만, 현 펀드 수익률 흐름을 봤을 때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다"며 "환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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