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캔시노, 어떻게 세계 최고의 백신업체가 됐나

뉴스1 제공 2020.07.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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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자들의 애국심, 사명감, 캐나다와 협력 관계"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캔시노(홈페이지에서 갈무리). © 뉴스1캔시노(홈페이지에서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홍콩 생명공학사인 '캔시노 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홍콩 언론이 이 회사의 성장 비결을 조명했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캔시노가 세계적 수준의 백신 제조업체로 등극한 이면에는 이 회사를 창업한 중국 과학자들의 애국심, 사명감, 그리고 캐나다와의 협력 관계가 있었다.



캔시노는 한자로 표기할 경우 '康希諾'(강희락)이다. 이는 건강(康), 희망(希), 약속(諾)의 의미를 나타낸다. 또한 영어식 표기인 'CanSino'는 캐나다(Canada)와 중국(Sino)의 합성어다.

◇ 창업 : 캔시노의 탄생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무리의 중국인 과학자들이 캐나다 토론토 뒷마당에 바비큐 파티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품질과 안전 면에서 선진국에 한참 뒤져 있는 중국 백신의 현실을 개탄하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그리고 이들 중 4명이 정말로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캐나다에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에서 최고 대우를 받으며 일하던 특권을 버리고 지구 반대변인 중국 톈진에 생명공학 회사를 차렸다.

캔시노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태생인 유쉐펑이다. 그는 프랑스의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의 캐나다 지역 백신 사업 책임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 성장 : 유 CEO는 중국과 개나다 간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동안에도 캐나다 정부의 최대 연구기관과 제휴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의 기술 수준 향상에 주력했다.

지난 5월 캔시노는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 시험에 대한 완전한 과학적 연구 보고서를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캔시노는 아직 수익 창출이 없고, 지난해에는 2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초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서구의 거대 제약사들을 앞지르며 중국의 생명공학 산업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위상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서구에서 훈련받은 수백명의 중국 과학자들이 좋은 근무 조건을 마다하고 귀국해 캔시노에 합류함으로써 백신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 로이터=뉴스1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 로이터=뉴스1
◇ 성과 : 유 CEO는 중국에 돌아온 지 약 5년 만인 2014년 2월 캐나다 국립연구회로부터 신장 세포(HEK 293) 라인에서 대량의 백신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것이 캔시노의 바이러스 벡터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분기점이 됐다. 바이러스 벡터는 유전적으로 변형된 바이러스로 인간에게 해를 주지 않으면서 다른 세균의 유전자를 운반해 면역체계를 공격에 대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14년 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때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천웨이(陳薇) 원사는 바로 이 바이러스 벡터 기술을 확보한 캔시노와 공동으로 연구한 끝에 2017년 전 세계 최초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유 CEO 외에도 이 회사의 다른 경영진은 대부분 캐나다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캔시노의 성공이 중국-캐나다 간 관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유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5월 캐나다 연구진이 캔시노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전망 : 캔시노와 천 원사는 올해도 손을 잡고 있다. 캔시노와 천 원사의 팀은 'Ad5-nCoV'라고 불리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처음 등장한 중국 우한에서 인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캔시노는 광범위한 임상시험의 2단계를 시작했다. 주사는 안전했고 면역 반응이 다소 발생했지만, 단점도 있었다. 벡터 바이러스에 이미 면역력을 가진 일부 사람들에게는 면역 반응이 한계를 보인 것이다.

캔시노는 지난달 29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에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가 지난 25일 코로나19 백신 'Ad5-nCoV'의 사용을 1년간 승인했다"고 전했다.

아직 마지막 단계에서의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캔시노는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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