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동차·조선업계 한마음으로 청정수소 수입한다[현장+]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6.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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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MOU 체결식/사진=최민경 기자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MOU 체결식/사진=최민경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경쟁력과 가장 큰 연료전지 발전 시장을 갖췄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그린수소 생산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망까지 확보해 전 세계 수소경제를 선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해외에서 청정수소를 수입하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화학·에너지업계부터 자동차업계, 조선업계까지 수소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4월20일 청정수소 해외사업단에 관한 실무논의를 시작으로 두 차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마련된 자리다.

이날 협약식에는 현대차, 에쓰오일(S-Oil), 두산퓨얼셀,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포스코인터내셔널, 효성 등 민간기업 16개사와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5개사가 총출동했다. 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준정부·연구기관과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한국선급 등도 동참해 총 30여개 기관이 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은 특히 2030년까지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등 값싼 수소 자원이 풍부한 해외에서 청정수소를 들여오기 위해 추진됐다. 안정적인 해외 공급망을 구축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소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부터 저장·운송, 활용까지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성 장관은 이날 "2019년 수소전기차 수가 전년 대비 약 120% 증가하고 연료전지규모도 커지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며 "하지만 화석연료에서 나온 수소로는 수소경제에 한계가 있어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수소산업 생태계를 탄탄히 해서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한다"며 "수소충전소, 수소차,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선박 등 다양한 분야로 업종 다각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수소경제 공급망 구축을 위해 정부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성 장관은 "수소경제 공급망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하반기엔 그린뉴딜에 제주도 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반영하는 등 구체적인 국가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비타당성조사가 완료되면 대형 장비사업을 곧바로 추진하고 수소경제위원회를 조기 출범시켜 컨트롤타워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소사업 진행 경과 발표자로 나선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신에너지산업과장은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호주, 브루나이와 함께 해외 청정수소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며 "한국이 시작은 늦었지만 기업들이 하나로 힘을 합치면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MOU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초기 전략을 수립해 2030년까지 해외 그린수소 공급을 위한 상업적 레벨의 사업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의 이 같은 계획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선 아직 수소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진 않지만 수소 선박이나 수소 운반선 등 다양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이날 협약은 민관이 주도하는 수소경제가 본격 시작된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조선업계와 함께 수소 운반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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