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취업비자 중단에…美실리콘밸리 "개발자 어떡해"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0.06.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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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사진=AFP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사진=AFP


미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외국인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과 관련, 구글과 페이스북 등 외국인 개발자를 고용해온 IT기업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외국인 취업 비자 시스템 덕분에 전세계의 훌륭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왔고, 이들 덕분에 미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외국인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중 하나다. 해당 조치는 오는 24일부터 시행된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IT기업에서 주로 고용하는 기술직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발급되는 H-1B비자와 주재원 비자인 L-1 역시 발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외국인 취업 비자 발급 중단 관련) 오늘의 발표에 실망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민자들과 함께 모두를 위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이 미국 경제의 성공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이민자들이) 미국을 기술 분야의 글로벌 지도자로 만들고, 오늘날의 구글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CEO 역시 인도 출신 이민자다.



트위터의 공공 정책 및 자선 사업 부문 책임자인 제시카 헤레라 플래니건은 성명에서 "이 정책은 결국 미국 경제를 해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미국 최대의 경제적 자산인 다양성을 훼손한다. 세계적으로 숙련된 인재 채용을 방해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결정이다"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지금은 미국으로 오는 전세계의 인재들을 차단하고 불확실성, 불안만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며 "이민자들은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이 나라에 공헌해 왔다"고 말했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제한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숙련된 비자 소지자들은 혁신을 추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번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비자 개혁은 몰라도 이번 결정은 너무 광범위하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MS, 트위터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인터넷협회(IA)의 사회공헌 부문 책임자 숀 페리먼은 "다양하고 능력있는 H-1B 비자 소지자들이 미국의 경제 성장을 돕는다"며 "모든 산업은 비자 시스템의 혜택을 보고있다. 비자 시스템으로 미국 기업이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끌어왔던 것"이라고 이번 결정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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