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운명 가를 일주일"…이재용 수사심의위 앞두고 긴장 최고조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6.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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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시 정상 경영활동 불가능…전문가 "대외악재 속 총수 리스크, 치명타 될 것"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IT(정보기술) 업계에선 1년 주춤하면 10년을 놓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삼성 입장에선 가장 엄중하고 긴박한 일주일이 될 겁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72,900원 ▲100 +0.14%)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는 22일 "앞으로 일주일에 삼성의 운명이 걸렸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검찰 스스로 만든 개혁 제도다. 여기서 결정된 권고안은 강제성은 없지만 지금까지 검찰이 이를 거스른 적도 없다.

결국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의 기소 타당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연간 314조원 매출을 올리는 '삼성호'의 진퇴 여부도 결정된다.



삼성은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말 특검 기소 이후 지금까지 4년째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또 다시 같은 혐의로 40개월 만에 기소 여부를 다투게 된 상황 자체를 크게 우려한다. '이미 심판을 거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이 아니더라도 이 부회장이 반복적으로 기소된다면 삼성 입장에선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 기소 권고를 결정한다면 이 부회장과 주요 임직원들은 완전히 다른 재판을 또 다시 처음부터 받아야 한다"며 "집중 심리가 이뤄지면 매주 2~3회꼴로 재판정에 서야 하고, 재판 준비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게 돼 기업 활동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 재판이 장기화되면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이미 4년째 재판을 받아온 이 부회장과 주요 임직원들이 코로나19(COVID-19)로 절체절명의 경영위기 속에서 온 신경을 재판에 쏟아야 하는 것이다.


檢 기소시 정상적 경영 불가능…삼성 운명 가를 26일
삼성 측은 앞서 지난 9일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이 기소를 강행해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다시 시작될 경우 삼성의 정상 경영은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검찰 기소로 이어진다면 첨예한 사실관계 규명이 새로 시작되며 사법 리스크가 이중 삼중으로 가중되는 셈"이라며 "2018년 2월 석방 이후 최근까지 숨가쁘게 벌여온 이 부회장의 현장 행보도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최근 2년4개월간 시스템반도체와 5G(5세대 이동통신),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발표 등 빠듯한 경영 행보를 계속해왔다. 특히 지난달 17일 중국 시안 공장을 찾았을 때는 "(코로나19 등)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삼성 운명 가를 일주일"…이재용 수사심의위 앞두고 긴장 최고조
이 부회장은 지난 열흘 동안에도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업무에 복귀했고, 지난 15일엔 화성사업장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반도체·스마트폰 부문 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를 열었다.

나흘 만인 19일엔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대만 TSMC와 시스템반도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 곳곳에서 "시간이 없다"거나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한 것은 어찌보면 가혹한 위기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매출 증진이나 수익 관리 같은 일상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지만 인수합병(M&A)이나 생산라인 투자는 삼성의 미래가 달려 있어 총수가 아니면 결정이 불가능하다"며 "삼성은 이런 전략적 투자 결정에 있어 사법리스크 발생 이후 효율성과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대외악재 속 총수 리스크 치명적, 1위 내줄 수도"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한일 갈등 재점화로 인한 일본의 반도체 추가 규제 우려도 엄중한 실정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삼성이 또다시 새로운 총수 재판에 휘말리면 그 타격은 삼성 내부 차원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 등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모든 기업에게 위기는 기회인데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하는 시점에 총수가 또 다시 기소되는 리스크는 뼈아픈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달리 삼성은 다양한 업종을 다뤄 그룹의 전체 전략을 짜고 방향을 정하는 총수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기소된다면 삼성그룹에 대한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투자와 각종 계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때 삼성물산을 집중 공략했던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 대 국가간 분쟁(ISD)에서 유리한 결과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기소된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것이 과연 정작 누구를 위한 기소인지 우리 사회가 한번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19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19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순탄치 않은 개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오는 23일 만 52세 생일을 맞는다. 2014년 5월 부친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이래 7년째 제대로 된 생일상을 받지 못했다. 2017년 생일은 옥중에서 맞기까지 했다. 이 부회장의 모친 홍라희 여사는 이건희 회장 장기 입원과 이 부회장에게 계속되는 검찰 수사와 재판에 망연자실해하며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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