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핑계로 게임만 하는 아들에게…세계 46위 부자의 조언[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2020.06.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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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사진=pixabay/사진=pixabay


올해 대학 1학년 신입생인 아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망했다”고 한다. 벚꽃이 핀 교정을 거닐며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려던 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들은 한 번도 입학한 대학에 가보지 못한 채 온라인 강의를 듣다 제 풀에 지쳐 버렸다. 최근엔 온라인 강의를 아예 무시하고 “차라리 재수하는 게 낫겠다”거나 “이게 무슨 대학 생활이야”라는 불평을 늘어놓으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런 아들을 탓할 수만도 없는게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며 정해진 강의를 듣고 공부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절제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이 유예된 듯한 경험을 하고 있다. 신입생들은 아들처럼 학교생활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 있고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취업문이 좁아져 사회에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유학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난감한 상황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고위험군이라 외부와 교류를 거의 끊은 채 집안에서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생 계획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가치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이자 CEO(최고경영자)로 180억달러(약 21조8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적인 거부, 레이 달리오의 조언을 전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는 세계 46위의 부자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겸 회장인 레이 달리오 / 사진제공=권성희 기자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겸 회장인 레이 달리오 / 사진제공=권성희 기자
그는 최근 링키드인에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상황에서 더 나은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하겠는가란 질문을 받고 3가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답했다.

첫째는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다. 그는 과거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선사업가인 토니 로빈슨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업가들은 “탐욕스러울 정도로 호기심이 많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틀렸는지 궁금해 하면서 정보를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달리오에게 호기심을 충족한다는 것은 2가지를 의미한다. 첫째는 겸손한 것이다. 그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아는 것도, 자기 의견이 늘 옳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맞고 옳은지 호기심을 갖고 탐구한다.

호기심을 충족한다는 것은 둘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이런 다양한 정보와 의견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취해질 것은 취해지고 버려질 것은 버려져 자신의 판단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마치 여러 재료를 섞어 음식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

둘째는 가까운 사람들과 계속 소통하고 교류하라는 것이다. 사람들과 직접 만남이 줄어들더라도 SNS나 전화로 안부를 묻고 대화하고 마음을 전하라는 권유다. 이는 코로나19로 인생이 정지된 것 같은 느낌, 혹은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불안한 느낌 속에 홀로 가라앉는 것을 막아준다.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서로 위안을 주고 받으며 소망을 잃지 않게 해준다.

전문가들도 사람들과의 소통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전미정신의학회 재난정신분과위원회 위원장인 조슈아 모간스타인은 CNBC와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을 지원할 때 목적 의식을 가질 수 있다”며 다른 사람과 교류하면서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셋째는 명상이다. 달리오는 2년 전에 페이스북에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로 명상을 꼽았다. 그는 “아마도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이 내가 이룬 성공의 가장 중요한 단일 요인일 것”이라며 “초월명상은 내가 누구에게든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고 썼다.

달리오는 그의 저서 ‘원칙’에서도 “초월명상은 상황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혼란에 직면해서도 고요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초월명상은 눈을 감고 만트라(일종의 주문)를 반복하는 것으로 달리오는 하루에 2번, 20분씩 초월명상을 한다.

눈을 감으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데 만트라를 외우면 만트라에 집중하느라 잡념이 끊어진다. 이렇게 머릿속을 비우고 앉아 있으면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으면서 불안과 초조함, 염려 등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이 결과 상황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결정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결국 달리오의 3가지 조언은 지식을 쌓고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지지를 주고 받으면서 자신의 지식을 검증해가고 명상을 통해 가장 현명한 행동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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