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떠받친 증시…악재 견뎠지만 호재도 안보인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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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 사진=김현정디자이너/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장중 내내 개인과 외국인이 치열한 수급공방을 펼친 국내 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과 남북관계 악화 등 악재에도 개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상승 동력도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분기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들의 유동성 공급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하락 추세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 vs 외국인 수급공방…끝나지 않는 우선주 투자 열기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57포인트(0.35%) 떨어진 2133.48로 마감했다. 장중 한 때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외교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는 소식에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얼마 지키기 못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개인의 순매수가 낙폭을 제한했다. 개인은 이날 293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19억원, 1015억원 순매도했다.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각각 10조8456억원, 7억5411만주로 전일대비 4조6128억원, 약 1억7341만주 줄었다.



시가총액 상위주 10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0.19%)와 카카오 (47,300원 ▼100 -0.21%)(0.19%)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한편 이날도 한화우 (30,900원 ▲50 +0.16%), 한진칼우 (24,700원 ▼100 -0.40%), 일양약품우 (15,300원 ▼60 -0.39%) 등 우선주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 코스피 상한가 종목 23개 중 20개가 우선주 종목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93포인트(0.26%) 오른 737.3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1485억원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74억원, 278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메디톡신'이 품목허가 취소된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는 전 거래일 대비 20% 떨어진 12만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중국과 미국 간 긴장감 완화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9원 떨어진 1208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실적발표까지 횡보장세"…단기 변동성 경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스1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스1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흐름을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를 좁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200을 넘기 위한 상승 동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경제지표와 프리 어닝시즌 결과에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소매판매 지표 서프라이즈에도 상승 탄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락 추세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또한 준비 중"이라며 "대기 매수세가 풍부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급여세 인하, 인프라 지출, 실업급여 연장 등 2조달러(약 2419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1000억위안의 특별 국채 발행을 시작으로 7월 말까지 1조위안(약 171조원)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2분기까지의 경제지표와 실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3분기부터 발표되는 수치들은 1년 전과 비교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될 때까지 방향성 없이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중장기적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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