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복무' 부모, 부대에 밤낮으로 전화…"아들이 피부병"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0.06.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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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떠나는 군 장병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2020.5.11/사진 = 뉴스1휴가를 떠나는 군 장병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2020.5.11/사진 = 뉴스1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소속 A병사가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간부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 '황제 복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재력가로 알려진 A병사의 부모가 부대에 수 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5일 JTBC에 따르면 A상병의 부모는 A상병이 복무 중인 부대에 밤낮으로 여러 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대 관계자는 A상병의 부모가 '아들이 피부병이 있고 몸이 아프다'며 배려를 요구하는 전화를 수시로 했다고 증언했다.



군 당국도 조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A상병은 군 당국의 감찰 조사에서 피부병과 냉방병을 앓고 있다고 진술했으며 동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생활관을 단독으로 쓰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러한 일이 청탁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피부병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인지 확인 중이다. 일부 증언에서는 A상병이 냉방병을 앓고 있어 다른 병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A상병이 평소 주변과 마찰이 많았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1인 생활관을 배정했거나 외부 심부름 같은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A상병과 관련한 의혹들은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자신을 A상병의 부대 부사관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는 비위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A상병의 부모가 밤낮으로 간부(부사관)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했다는 내용과 A상병이 1인 생활관을 쓰며 간부들에게 빨래를 외부 세탁시설에서 해올 것을 주문했다는 취지의 고발이 담겼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통상 공군 생활관을 6~8명이 쓴다는 점과 간부가 병사의 심부름을 도맡는 일이 드물다는 점 등을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 A상병은 의혹이 제기된 지난 11일 피부질환 치료를 이유로 청원휴가를 나가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A상병의 부친으로 알려진 나이스그룹 B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전문경영인으로 사실상 그룹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공군본부는 군사경찰 수사와 감찰 조사를 동시에 진행해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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