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도 아시아나 협상 촉구…은성수 "양측 만나서 대화"(상보)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6.11 17:06
글자크기

M&A 가부 결정된 이후 기안기금으로 지원 가능…공매도 연장 금지엔 부정적

금융당국도 아시아나 협상 촉구…은성수 "양측 만나서 대화"(상보)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이어 금융당국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채권단의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했다. 아시아나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을 받기 위해선 M&A(인수합병)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가능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 관련해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끝냈으면 좋겠다"며 "(HDC-미래에셋과 채권단이) 일단 만나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HDC-미래에셋과 채권단 양측의 입장에 서면 이해가는 부분이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채권단과 같은 입장을 보인 셈이다.

채권단은 지난달말 HDC-미래에셋에 아시아나 인수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지난 9일 HDC현산은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수조건을 제시하진 않았다.



이에 채권단은 HDC-미래에셋에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에는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했다. 은 위원장은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는 채권단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은 위원장은 M&A 진행중에는 아시아나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보였다. 은 위원장은 "아시아나는 완전히 M&A가 끝난다음에 들어갈 수 있는데 중간에 들어가기는 애매하다"며 "산은과 아시아나, 금호, HDC이 가부 결론을 내야 기안기금을 생각할 수 있다"며 재차 협상을 촉구했다.

반면 대한항공이 기안기금 지원 1호가 된다. 은 위원장은 "대한항공은 기안기금이 만들어지기 전에 산은이 먼저 주라고 부탁한 것이고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기안기금 지원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안기금운용심의회는 조만간 기안기금 신청 공고를 내고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빠르면 이달말 산은으로부터 대한항공 지원자금을 이관받고 추가 지원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대출 규제 관련해서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 은 위원장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할 조짐이 있고 경제에 위험요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에 맞는 대책을 수립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 방안은 일부 변화를 꾀한다. 지금까지는 연간 기준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을 관리했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까지 5% 이내로 가계대출이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좀 늘었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계대출 목표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금지 연장에 대해선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다소 부정적이었다. 은 위원장은 "지금 주가가 오른 게 공매도 금지 때문인지, 전세계 주가가 올라서인지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도 주가가 비슷하게 올랐는데 공매도를 금지한 나라도 있고 금지하지 않은 나라도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을 안정하는데 공매도 금지 효과가 크지 않다면 굳이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이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 등 기업자산 2조원어치를 사들이는 '기업자산 매각 지원방안'을 내놨다. 특히 대한항공이 재무개선을 위해 내놓은 서울 송현동 부지도 매입 대상이 될 수 있다. 은 위원장은 "기업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채권단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며 "상생 협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는 기업의 구분은 없지만 아직 어느 기업(의 자산)을 산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