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반도체의 시간'…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뭘 살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6.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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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2019.10.24/뉴스1(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2019.10.24/뉴스1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반도체 업종이 주목받을 차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반도체 업황 개선도 긍정적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도 둘 중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증시 폭락 이후 코스피 지수는 50% 가량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저가였던 지난 3월 19일 이후 전날까지 30.4% 올랐고, SK하이닉스도 이 기간 30%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 지수는 2200선에 근접하며 올해 전고점을 거의 회복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도 전고점의 85% 수준밖에 올라오지 못했다.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에서 수급이 언택트(Untact·비대면), 헬스케어, 2차전지 등 성장주 중심으로 쏠리면서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향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여러 업종들이 돌아가며 상승하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는 중인데, 코스피 지수가 전고점에 근접하고 '주가 키 맞추기'도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어서 이제 오를만한 업종은 반도체뿐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의 글로벌 투자심리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업종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0일 2004.66으로 마감해 코로나19 이전 고점인 2월 19일 1979.5를 넘어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투자심리의 회복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국내 업체에 호재일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2017년 확장기를 지난 이후 과잉공급과 재고 증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2018년 하반기부터 하향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재고 감소와 가격 반등으로 업황 개선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사회로의 전환으로 서버 수요를 자극하면서 제2의 메모리 반도체 부흥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성수기 진입과 세계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 기저효과로 모바일 메모리 수요 강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 증가세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메모리 업체의 실적은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중장기적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18일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인 중국 시안 반도체 생산공장을 찾았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18일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인 중국 시안 반도체 생산공장을 찾았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증권사들은 최근 연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업종 최선호주에 대한 전망은 갈리는데, 현시점에서는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제시한 곳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가전 사업에서의 실적 부진 우려로 반도체 부문의 이익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지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개선의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6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상향한 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6조5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하향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7.1% 증가하는 등 매크로(거시)와 동종업계 지표 양호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했다"며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6000억원 손실이 예상돼 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낸드(NAND) 경쟁력 회복에 기반한 실적 개선에 주목해 SK하이닉스를 삼성전자보다 선호한다"며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조기 턴어라운드(반등)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하는 의견도 있다. 어규진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재개에 따른 하반기 IT(정보기술)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충분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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