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중공업, 군납 잠수함 결함 58억 배상책임"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0.06.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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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추진전동기에서 소음 문제 발견…정부, 200억원대 청구해 58억 배상 판결 받아내

/사진=뉴스1/사진=뉴스1


현대중공업이 납품한 잠수함에 결함이 있다며 정부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현대중공업 측에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정부가 현대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2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정부에 5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방부는 지난 2000년부터 1조2700억원을 투입해 새 잠수함을 도입하는 차기잠수함사업(KSS-Ⅱ)을 시행했다. 사업 과정에서 독일 회사 티센크루프의 기종이 선정됐고,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건조를 맡게 됐다.

잠수함을 인도받은 해군은 추진전동기 장치에서 소음 문제를 발견했고, 현대중공업에 결함 조사와 정비에 들어간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현대중공업이 부품을 제공한 티센크루프와 계약을 맺은 당사자이기 때문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측은 정부가 원자재 공급업체로 지정해준 곳에서 부품을 받아썼을 뿐이라며 책임질 수 없다고 맞섰다.

1·2심은 현대중공업 측 책임을 인정했다. 1심은 "정부가 원자재를 공급해줄 회사로 티센크루프를 선정하긴 했으나 현대중공업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라 티센크루프와 계약을 체결했고 추진전동기를 직접 인도받았다"고 했다.

이어 "계약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장비 등을 검사하며 관련 시험에 입회하고 추진전동기의 시험성적서에 서명했다"며 현대중공업 측에서 먼저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봤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기는 했으나 공급사를 선정한 것은 정부이고 결함이 발생하는 것을 통제할 수는 없었다"며 배상책임을 58억6400여만원으로 제한했다. 이 판단은 2심과 대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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