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산은·수은 BIS비율, 국내 은행 '꼴찌' 수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6.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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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총자본비율 14.72%, 2015년말 이후 최저…산은 BIS비율 낮은 곳, 케이뱅크뿐

/자료제공=금융감독원/자료제공=금융감독원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상당수를 책임지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적정성이 국내 은행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은 물론 기업 구조조정 등 역할이 많지만 재정보강은 2조원에 불과해 자본적정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3월말 국내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이 각각 14.72%, 12.80%, 12.16%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말보다 각각 0.54%포인트(p), 0.41%p, 0.40%p 하락했다. 규제비율인 10.5%, 8.5%, 7.0%(자본보전완충자본 2.0%p 포함, D-SIB 은행은 1%p 가산)보다 3~4%포인트 상회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은행의 자본적정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BIS총자본비율 기준으로는 2015년말 13.91%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IS비율이 떨어진 건 코로나19 피해에 따라 실물경제를 지원한 결과다. 기업대출은 32조7000억원 증가했고 환율상승 등에 따른 장외파생상품 관련 위험가중자산도 16조원 증가하는 등 신용위험가중자산만 53조2000억원 늘었다. 여기에 시장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위험가중자산도 6조6000억원 불어났다. 3조7000억원 순이익을 거두면서 총자본이 2조4000억원(1.0%) 늘어났지만 위험가중자산 증자율 4.7%에는 미치지 못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우리·하나·국민·농협은행 등 대형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의 BIS비율은 14~15%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지난해말보다 0.84%p 하락했고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각각 1.47%p, 1.12%p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 금융지원과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산은과 수은은 각각 0.73%p, 0.82%p 하락한 13.33%, 13.73%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은행 중 꼴찌 수준으로 산은보다 BIS비율이 낮은 곳은 법에 가로막혀 자본확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케이뱅크(11.14%) 단 1곳에 불과하고 수은보다 BIS비율이 낮은 곳도 케이뱅크, 산은, 수협은행 뿐이다.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산은과 수은에 각각 1조6600억원, 3800억원을 수혈해주지만 BIS비율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산은은 재정보강을 받아도 14%대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지주회사의 BIS비율도 악화됐다.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40%, 11.97%, 10.95%로 지난해말보다 각각 0.14%p, 0.13%p, 0.15%p 하락했다. 순이익 3조5000억원, 자본증권 7000억원 등으로 총자본이 4조5000억원 늘었지만 자회사의 자산 증가 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46조9000억원 늘어나면서 자본적정성이 악화됐다.

은행지주회사별로는 신한이 14.06%로 가장 높았고 △KB 14.02% △하나 13.80% △농협 13.80% 순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대부분 은행·지주회사가 규제비율대비 자본여력을 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바젤3 최종안을 적용하면 주요 시중·지방은행의 BIS비율이 1~4%p이상 상승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금감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본확충, 내부유보 확대 등 손실흡수능력 확보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제준수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은행에 대해서는 자본비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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