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했다던 美 실업률 13%, 알고보니 '오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6.0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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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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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급감하던 미국의 일자리가 역대 최대폭 늘어났다. 일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반전이다.



실업률은 약 13%에 그치는 것으로 발표됐는데, 알고보니 통계당국의 실수로 약 3%포인트 낮게 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700만개 사라진다던 일자리, 되레 250만개 급증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미국내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월보다 250만개 늘었다. 역사상 가장 큰 증가폭이다. 당초 시장은 725만개 감소(마켓워치 기준)를 예상했었다.



미국 50개 모든 주에서 코로나19 봉쇄가 완화됨에 따라 일터로의 복귀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부는 "지난 3~4월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지난달부터 제한적으로 재개되면서 고용시장의 개선세가 나타났다"면서 "지난달 레저 등 서비스와 건설, 교육, 보건, 소매 분야에서 고용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선방했다던 美 실업률 13%, 알고보니 '오류'
일자리 급증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우리는 V자형의 (가파른 경기회복을) 얘기했는데, 실제론 V자형보다도 훨씬 나은 로켓"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규 실업자도 줄고 있다. 전날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5월 24~30일) 새롭게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은 18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181만명보다는 많았지만, 전주의 212만6000명보다는 줄었다.

이로써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 전역에서 봉쇄 조치가 본격화된 직후인 3월말 주간 68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실제 실업 상황을 잘 반영하는 연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약 2150만건에 달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11주 동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누적으로 4270만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절반만 이후 직장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아직 실업 상태로 남았다는 뜻이다.

"실업률, 오류 없었다면 3%포인트 더 높았을 것"
선방했다던 美 실업률 13%, 알고보니 '오류'
한편 이날 노동부는 미국의 실업률이 4월 14.7%에서 5월 13.3%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19%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통계 작업 중 오류를 저지른 데 따른 것으로, 실제 5월 실업률은 16.3%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일시적 실업자'로 분류해야 할 노동자들 가운데 일부를 취업자에 포함되는 '기타 이유에 따른 결근' 항목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노동통계국도 이 같은 분류상 오류를 인정하고, 오류가 없었을 경우 실제 실업률은 약 3%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오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량 실업이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그 이후 실업률 변동 추이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일자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뉴욕증시도 급등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장중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2%,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6% 뛰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너핸 수석전략가는 "믿을 수 없는 하루였다"면서도 "걱정되는 한 가지는 엄청나게 낙관적인 이 주식시장을 뒷받침하는 기업 실적이 아직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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