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그룹 'SF9' 태양, 로운(오른쪽)이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정규 1집 앨범 '퍼스트 컬렉션(FIRST COLLECTION)'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2020.01.07. [email protected]
그 후로 5년이 흘렀다. FNC엔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아티스트들은 회사에 그대로 있다. 여기에 '밴드' 이미지가 강했던 FNC엔터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막강 신인, SF9까지 등장했다.
◇흑역사는 잊어줘
그룹AOA 설현이 2일 오전 서울 역삼동 SK텔레콤 T프리미엄숍에서 진행된 기변찬스 팬 사인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지난해에는 버닝썬 이슈까지 맞물려 주가가 더 하락했다. 이른바 '승리 단톡방 멤버'에 FT아일랜드 최종훈, 씨엔블루 이종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소속사에서 방출돼 리스크가 해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 굴레는 여전하다. 에프엔씨엔터는 지난 5일 6160원에 마감했다. 5월 중순부터 주가가 회복세이긴 하지만 아직 역사적 하단이다.
'버닝썬' 사태의 주범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2,000원 ▼350 -0.83%)가 1만9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3만원대를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이를 바꿔말하면, 가격 매력이 충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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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낙수효과'+코로나19 진정세…"엔터주 다시볼 때"
BTS / 사진제공=뉴시스
엔터주들은 영업환경이 흡사해 업황 부침을 함께 겪는다. 주가도 동조화 현상을 나타낸다. 빅히트라는 대어가 후한 평가를 받으며 증시에 등장해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 다른 엔터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된다. 이른바 '낙수효과'다.
코로나19(COVID-19)가 잦아들어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투자 포인트다. 코로나19로 인해 FNC엔터는 지난 1분기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아직 여운이 있지만, 발병 초기의 대규모 집단감염은 멈춘 상황이다. 이에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마침 지난 3월 씨엔블루 모든 멤버가 군에서 제대해 재결합했고, AOA도 CJ ENM (77,700원 ▲1,100 +1.44%) 프로그램인 '퀸덤'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다. 씨엔블루는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 팬덤을 확보, 입대 전까지 연간 콘서트 모객 숫자가 20만명을 웃돌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완화로 투어가 가능해진다면 빅히트의 상장, BTS 낙수효과에 따른 케이팝의 가파른 글로벌 팬덤 성장, 한한령 완화 호재가 겹쳐 엔터주가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못하는게 뭐니?" SF9 인기 급증…포트폴리오 다각화
그러나 이를 잠재울 막강 신인이 등장했다. SF9이다. SF9은 신인처럼 보이지만, 올해 데뷔 5년 차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이전까지 미니앨범을 내다가 올해 첫 정규 앨범을 냈는데, 타이틀곡 '굿 가이'로 각종 음악방송 1위를 석권했다. 개개인 활동도 두드러진다. 현재 SF9 인기를 이끌고 있는 것은 '로운'과 '찬희'인데, 특히 '얼굴 영재' 로운이 인기다.
(왼쪽부터)로운, 찬희/사진=FNC엔터 홈페이지 캡처
이에 다양한 기업에서 러브콜이 이어진다. 앞서 하이트진로 (20,900원 ▼100 -0.48%)의 '필라이트', 빙그레 (69,500원 ▼1,300 -1.84%) '아카페라' 광고를 했고, 올해는 롯데제과 (27,150원 ▲100 +0.37%) '칙촉', 공차, 클라뷰 등의 CF 촬영을 했다.
SF9 멤버인 '찬희' 역시 아이돌보단 연기자로 더 유명한 케이스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선 굵은 조연에 이어 지난해 'SKY캐슬'에서 '우주' 역할을 맡아 인기를 얻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을 재개할 경우 강화된 팬덤이 FNC엔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SF9은 미주, 유럽 등 9개 도시 투어를 진행하며 팬덤을 확장해왔다.
FNC엔터는 일본 자회사인 FNC ENT. JAPAN과 중국 내 합자회사인 홍이(HONGYI, 지분율 49%)를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19만 걷히면 해외 공략이 가속화될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한령 해제 기대감도 커진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발매된 SF9의 국내 첫 정규 앨범이 12만장 판매되며 2019년 전체 앨범 판매량 10.6만장을 넘어섰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공연시장이 얼어붙어 늘어난 팬덤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SF9 덕분에 밴드 명가 타이틀은 유지하면서 아이돌까지 영역을 확장해 팬덤형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산슬' 흥행에 넷플릭스 효과까지…"구조적 성장"
방송인 유재석, 조세호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2019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유재석은 최근 부캐릭터인 '유산슬'로 '놀면 뭐하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최근 가수 이효리, 비와 함께 혼성 댄스 그룹 '싹쓰리'를 결성하면서 연일 화제몰이 중이다.
배우 정해인이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56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자신인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영상캡처/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이는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FNC엔터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지난해 말 KBS에서 방영된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FNC엔터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다. 소속 아티스트를 활용한 자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경우 온전한 IP(지적재산권)을 보유하게 돼 부가수익 요소가 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이 주목받으면서 국내외 OTT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OTT 서비스업 상표출원이 지난 2015년 1777건에서 지난해 373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OTT 사업자가 늘어나면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아티스트와 콘텐츠 제작역량을 모두 지닌 종합엔터테인먼트에 유리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트라우마로 가정에서의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해 말 디즈티+와 애플 TV+가 출범했고 올해는 HBO max, 피콕(Peacock)이 출범하면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