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캐나다 총리도 시위대와 무릎 꿇었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6.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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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사진=AFP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사진=AFP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등장해 '무릎 꿇기'에 동참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캐나다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경호원들과 함께 나타났다.

트뤼도 총리는 손에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적힌 티셔츠를 들고 다른 시위자들 사이에서 세 차례 무릎 한 쪽을 꿇었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에서 벌어진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무릎 꿇기는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진압에 반대하는 뜻을 나타내는 행위다.

현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시위대는 트뤼도 총리를 발견한 뒤 그를 향해 "트럼프에 맞서라", "정의 없이 평화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트뤼도 총리는 2일 기자회견에서 시위대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당시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고 "우리는 모두 두려움과 실망 속에 미국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맞서 목소리를 내라고 요구한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현장에서 발언하지는 않았다. 그는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으로 행진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다 집무실로 돌아갔다.


1일에는 총리가 "캐나다에 인종차별이 없는 척 할 수 없다"며 "반(反) 흑인 인종주의는 실재하고 무의식적인 편견과 제도적인 차별도 현실이고 이곳 캐나다에서도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흑인 청년층에 "여러분이 말하는 불안과 분노를 듣고 있다"며 "인종차별의 아픈 경험을 호소할 때 항상 정부가 함께 서 있을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방법을 다해 인종주의와 차별에 맞서는 행동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오타와 외에 토론토 등 캐나다 다른 지역에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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