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이 답답하면 호텔로 오시'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6.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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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속 호텔업계 '펫팸족' 공략 서비스 확장…유통업계에선 이미 반려동물 상품 수요 증가세

레스케이프 반려견 전용 유모차. /사진=신세계조선호텔레스케이프 반려견 전용 유모차. /사진=신세계조선호텔


코로나19(COVID-19)가 낳은 '여행·소비절벽'을 극복하기 위한 활로로 반려동물이 떠오르는 가운데 고객 발길이 줄어든 호텔업계도 '펫팸족(펫+가족)' 수요 창출을 위해 반려견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급호텔들이 앞다퉈 반려견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부산은 오는 12일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온 더 플레이트'에서 반려견 뷔페를 연다. 견주들은 호텔 뷔페를, 반려견들은 영국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릴리스 키친'의 유기농 사료를 즐길 수 있다.



반려견과 동반해 특급호텔을 방문하는 흔치 않은 경험인 만큼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반려동물 촬영 전문가가 현장에서 즉석으로 반려견 사진을 찍어 인화해 제공하고 '펫 팝업 스토어'에선 국내외 유명 반려동물 브랜드의 사료나 유모차, 장난감 등을 구경하고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펫 프렌들리 호텔 신세계조선호텔 레스케이프도 최근 호텔 중식당 '팔레드 신'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DUCK 세트메뉴'를 선보였다. 레스토랑 내 마련된 별도공간 '펫 존(Pet Zone)'에서 함께 식사를 즐기면서 반려견을 위한 북경오리 장난감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국내 여행문화에 반려동물이 합류하고 호텔업계에서도 동물을 고객으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서비스 자체가 크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 실제 이미 주요 호텔마다 투숙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 레스케이프는 호텔 9층 전체를 반려동물층으로 지정하고 동반투숙 객실을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사진=레스케이프/사진=레스케이프
하지만 반려동물에게 식음시설까지 개방했단 점에서 차별화된 시도란 평가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집콕'으로 답답함을 느끼는 펫팸족들이 기분전환하며 마음 놓고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 게 그 동안 이뤄졌던 투숙 중심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위생이나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 반려동물 서비스를 객실에 한정했지만 객실 밖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벤트성 영업이기 때문에 매출증대 효과보단 호텔 소비저변을 넓히는 데 의의가 있단 분석이다. 국내 반려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고 동반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단 점에서 반려동물 서비스가 가진 잠재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불어닥칠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 트렌드에 대비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실제 유통업계에선 코로나 이후 반려동물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 CU가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5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반려용품 관련 매출이 코로나19 발생 직전(10~1월) 보다 42% 증가했다. CJ ENM 오쇼핑이 반려견 상품을 TV홈쇼핑 프라임시간대에 선보이고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이커머스 G9도 인테리어·반려동물 전문관 '홈앤펫'을 오픈하는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에서 반려동물 서비스를 강화하고 추세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펫팸족 트렌드 확산 추세에 맞춰 호텔업계도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여행문화 전반이 동물 친화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국내여행이나 호캉스를 고려하는 반려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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