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위대 존경…폭력 아닌 투표를 하자"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6.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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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反)인종차별' 시위에 대해 "시위 참석자 대다수가 존경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현 순간을 진정한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참석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 있고 고무적이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날로 격화되고 있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를 거론하며 “전국에서 벌어지는 시위 물결은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경찰 활동 및 형사 시스템 개혁 실패에 대한 진실하고 타당한 분노를 대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형사 시스템 내 인종 편향으로 시위와 행동만이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이 증명됐다"면서 "투표와 선거 참여는 시간 낭비라는 주장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절대로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기대는 일부 소수의 사람이 있다"면서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실한 분노이든, 한낱 기회주의이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기댄 소수가 무고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서비스에 접근하기 힘든 이웃들의 파멸을 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폭력을 봐주거나 합리화하거나 가담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사법제도와 미국 사회가 보다 높은 윤리적 규범에 의해 작동되길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 그러한 규범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특히 이번 사태에 분노한 이들이 폭력이 아닌 '투표'를 통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지역 선거에서 제대로 한 표를 행사해 사법제도 개혁 등을 압박해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 사건이 2020년 미국에서 정상이 돼선 안 된다. 새로운 정상'(뉴노멀)을 만드는 건 인종, 신분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뿌리깊은 인종차별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데릭 쇼빈 전 경관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 걸 무시하고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1일 미네소타주 검시관은 보고서에서 플로이드의 사인이 "경찰관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의 정지"라며 그의 죽음을 '살인'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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