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시험 효과' 셀트리온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다른 점은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6.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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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동물실험 효과 뚜렷, 7월 인체임상...일양·부광약품 등도 치료제 개발 속도전

셀트리온 연구원 연구활동 모습 / 사진제공=셀트리온셀트리온 연구원 연구활동 모습 / 사진제공=셀트리온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세계 처음으로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오히려 토종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기대치보다 낮아 치료제로서 범용성이 떨어지는 만큼 보다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를 개발하면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동물효능실험에서 바이러스 수치가 대조군 대비 최대 100분의1 수준으로 감소하고 폐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되는 등 뚜렷한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페럿(Ferret·족제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저농도와 고농도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약물을 투입하지 않은 대조그룹 대비 콧물과 기침, 활동성 관련 임상점수에서 약물투여 다음날부터 개선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5일째엔 완전한 임상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콧물, 비강, 폐에서 RT-PCR(유전자증폭검사)법과 세포배양 기반 바이러스 역가 측정법으로 관찰했을 때 고농도 그룹의 바이러스 수치는 대조군의 100분의1 수준으로 검출됐다.

아울러 폐조직검사에서도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선 감염 7일까지 염증이 지속 관찰됐지만 약물을 투여한 두 그룹에선 모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사라져 정상에 가까운 폐조직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추가 실험을 이어나가면서 임상물질 생산을 위한 준비도 병행해 예정대로 다음달 인체임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투약환자가 위약환자에 비해 코로나19 회복시간이 종전 15일에서 4일 단축된 11일(3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시험이 엔드포인트(종료점)를 퇴원시간으로 삼았다면 셀트리온의 시험은 바이러스 수로 정한 데 차이가 있다.

두 치료제의 효과 비교와 관련,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전무)은 “두 실험방식에 차이가 있어 어떤 것이 더 뛰어난지는 렘데시비르 투여군을 대조군으로 한 실험을 진행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규제기관에서 렘데시비르와 비교효능실험을 요구하면 자신 있게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일양약품은 러시아 1위 기업 알팜과 현지에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에 대해 코로나19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임상3상에 돌입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를 활용,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췌장암 치료제 ‘카모스타트’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준비 중이고 엔지켐생명과학과 신풍제약 등도 기존 약물을 활용한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을 진행한다. 지영호 기자 tel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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